달라진 모습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전하고자 하는 통찰은 여전히 같습니다. ‘사람이 답이다.‘
경영 현장의 많은 질문들은 모두 사람에 대한 고민입니다. “우리 구성원들은 잘 성장하고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동기를 더 강화할 수 있을까?“ “왜 우수한 인재들이 떠나는 걸까?“
이 고민들이 훗날 조직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사람중심 경영의 원칙과 방법을 나누며 함께 답을 찾아가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빨라지고 있습니다. 채용 공고 작성, 성과 예측, 교육 프로그램 설계까지 알고리즘이 해내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거의 모든 HR 영역에서 업무 효율성이 급격히 개선되면서 HR의 역할과 우선순위도 재조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 속에서 한 가지 근본적인 물음이 떠오릅니다.
“기술이 이렇게 많은 것을 대신하는데, 경영의 중심은 여전히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조직의 중심은 사람이다
AI가 HR의 거의 모든 프로세스를 바꾸고 있는 지금, 겉으로는 기술이 혁신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그 혁신을 실현하는 주체는 여전히 사람입니다. AI 시대에도 사람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룰 것인가 하는 문제는 조직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과제입니다. 이제 HR은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부터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결정짓는 건 자본도 기술도 아닙니다. 투자만 있으면 금세 따라잡을 수 있는 것들이죠. 하지만 사람의 열정과 전략, 그리고 함께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결코 복제할 수 없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사람의 고유한 가치가 더 부각되는 이유입니다.
경영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조직이 만들어내는 가치와 시장이 원하는 욕망 사이의 상호작용이 전부이거든요. 조직 구성원들이 열정과 전략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면 시장은 그것이 진짜 필요한 것인지, 사람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답해줍니다.
이 역동적 상호작용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습니다. 조직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도, 시장에서 그 가치를 선택하는 주체도 모두 사람이니까요.
최첨단 기술과 막대한 자본이 세상을 바꿀 것처럼 보여도 그것에 이유를 부여하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
성과의 시작도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중심 경영이라고 하면 흔히 '착한 경영'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곤 합니다. 복지를 늘리고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온정적 접근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거죠. 하지만 실제 사람중심 경영의 본질은 전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합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구성원 개개인이 더 높은 성과를 내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조직 전체가 함께 발전하는 것입니다.
조직의 성과는 숫자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되죠. 성취하고 싶은 욕망, 인정받고 싶은 열망, 더 나은 자신을 향한 갈망. 이런 내적 에너지가 모여서 몰입을 만들고, 그 몰입이 조직 전체의 성과로 확산됩니다.
‘사람중심’은 사람에 대한 합리적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진짜 사람중심 경영은 인간의 본성을 과학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환경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사람의 욕망과 역량이 언제 어떻게 발현되는지, 어떤 조건에서 몰입과 성과가 생기는지를 깊이 이해해야 하죠.
AI 시대에 HR의 역할도 근본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AI는 채용, 평가, 데이터 분석 같은 반복 업무를 빠르게 자동화할 것입니다. 이때 HR은 더 본질적인 영역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숫자를 관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숫자를 만들어내는 사람의 마음과 성장을 설계하는 쪽으로 HR의 무게중심이 옮겨가야 합니다.
HR, 역량을 꽃피우게 하라
그렇다면 HR이 설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구성원 개개인의 동기와 역량이 저절로 꽃필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을 억지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고 싶어지는 조건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도 달라져야 합니다. “어떻게 성과를 낼까?“보다는 “어떻게 구성원이 성장하도록 도울까?“를, “어떻게 효율을 높일까?“보다는 “어떻게 일에서 의미를 느끼게 할까?“를 고민해야 하죠.
AI 시대, 성공적인 HR의 답은 결국 사람에게 있습니다. 사람을 깊이 이해하고, 성장과 몰입의 조건을 만드는 것, 이는 인류가 경영을 시작한 이래 언제나 존재해온 오래된 과제이지만 AI라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은 지금, 그 중요성과 시급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그리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첫걸음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거창한 혁신이나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지금 눈앞에 있는 우리 구성원의 마음을 다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AI가 만든 새로운 질서 속에서도 사람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성장하는 HR만이 조직의 미래 경쟁력을 설계하고, 기업의 존재 이유를 다시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드리는 이 편지가 그 여정의 첫걸음이 되길 바랍니다. 이 길을 함께 걸으며, AI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람의 본질과 그 가능성을 끝까지 탐구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