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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건너가는 법

작성자: 자인연구소 | May 16, 2026, 10:00:00 AM
최원호 대표 - 생각산책 현장

“이미 과거의 결과로 주어진 나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세상 속에서,
관계와 상호작용을 어떻게 다루어 더 나은 삶으로 건너갈 수 있을까요?”

 

지금의 자신과 마주한 세상은 과거가 만들어낸 결과이지만, 둘 사이의 곱하기, 즉 자신과 세상과의 상호작용은 현재진행형의 능동적인 과정입니다. 삶의 변화 가능성은 자신이나 세상을 직접 바꾸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자신과 세상 사이에 놓인 관계의 조건과 속성을 이해하고, 그 관계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를 찾는 데 있습니다.

 

과거의 삶에서 더 나은 삶으로 건너가기 위한 지혜와 기술이 신해경화(信解經化)입니다. 더 좋은 삶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상황을 관계적으로 이해하며, 관계의 조건과 속성을 다루고, 그 실천을 통해 더 좋은 변화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일상과 직장에서 사람의 성격이나 잘못만 탓하기보다 대인·가치·자기 관계를 함께 살필 때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신해경화를 삶과 일에서 실행하는 구체적인 기술은 소통·전략·성찰, 즉 CSR입니다. 현재의 관계에 긍정적으로 개입하고 최선을 다하는 일은 좋은 나를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자신이 만난 사람의 삶을 돕고, 다음 세대에 더 좋은 세상을 남기는 책임과 의무로 이어집니다.

 

강연 목차

01 인생방정식, ‘나와 세상’ 사이의 가능성
  • 나와 세상은 이미 결정되어 있는가
  • 인생방정식의 미지수와 현재의 선택
  • 관계와 상호작용이 삶을 바꾸는 방식
02 신해경화, 관계를 다루는 지혜
  • 이해하고 풀고 운영하고 변화시키기
  • 대인·가치·자기 관계의 연결
  • 사람의 문제가 아닌 관계의 문제
03 CSR, 좋은 삶으로 건너가는 기술
  • 관계를 바꾸는 구체적인 상호작용
  • 태도와 습관을 변화시키는 AI 활용
  • 잘 사는 것과 잘 죽는 것, 그리고 좋은 세상
Q&A 강연 후 질의응답
  • 양자역학과 불교, ‘관계’로 만나는 두 세계
  • 더 좋은 나와 삶을 만드는 관계의 지혜
  • 사회의 갈등을 푸는 신해경화의 가능성
  • ‘지구와 나’의 관계, 손님으로서의 책임
  • 기업의 성공을 넘어 행복과 사회적 책임으로

 

 

1. 인생방정식, ‘나와 세상’ 사이의 가능성

현재의 나와 내가 만난 세상은 과거의 결과이지만, 둘 사이의 상호작용은 지금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삶의 변화 가능성은 자신과 세상 사이에서 어떤 태도로 관계 맺을 것인가에 있습니다.

삶이란 무엇일까요? 나는 누구이며, 내가 사는 세상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철학과 종교는 이 질문에 저마다 답해 왔습니다. 자인사상은 이를 ‘인생=자신×세상’이라는 인생방정식으로 통합합니다. 자신은 기억과 욕망, 습관과 신념을 포함하고, 세상은 내가 만나는 사람과 대상, 기회와 사건을 아우릅니다. 삶의 모습은 이 둘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의 자신을 이루는 기억·습관·신념은 과거 경험의 결과이고, 이미 일어난 과거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앞으로 만날 사람과 사건도 마음대로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두 항 사이의 곱하기, 곧 상호작용은 현재진행형의 능동적인 과정입니다. 주어진 것을 없앨 수는 없어도 지금 어떻게 관계 맺을지는 선택할 수 있으며, 그 경험이 쌓이면 자신과 세상을 대하는 방식과 삶의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삶은 결정론이나 무제한적인 자유의지 중 하나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변화의 가능성은 고립된 자신이나 뜻대로 움직이는 세상에 있지 않고, 자신과 세상이 만나는 관계에 있습니다. ‘욕망이란 더 나음을 위한 나아감’이라는 정의처럼, 삶을 건너간다는 것은 현재의 상호작용을 통해 과거의 나와 삶에서 더 나은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일입니다.

 

바꿀 수 없는 과거와 통제할 수 없는 세상 사이에도 현재의 상호작용이라는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삶을 바꾸는 질문은 ‘무엇이 주어졌는가’에서 ‘지금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2. 신해경화, 관계를 다루는 지혜

신해경화(信解經化)는 더 좋은 삶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상황을 관계적으로 이해하고 관계의 조건에 긍정적으로 개입하여 더 나은 변화로 나아가는 지혜와 기술입니다.

과거의 삶에서 더 나은 삶과 존재로 나아가려면 건너가는 지혜와 기술이 필요합니다. 신해경화(信解經化)는 이를 네 단계로 담아낸 말입니다. 신(信)은 더 좋은 나와 삶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 해(解)는 상황을 관계적으로 이해하고 조건과 속성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경(經)은 관계에 개입해 실제로 다루는 과정이며, 화(化)는 실천과 경험을 통해 더 좋은 변화로 나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신해경화의 바탕에는 관계에 대한 이해가 있습니다. 물질과 생물, 사람뿐 아니라 행복과 성공, 삶도 관계 속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수많은 조건이 얽힌 관계로 작용하지만 인간은 이를 원인과 결과의 흐름으로 파악합니다. 따라서 원인 하나를 지목하기보다 관계의 조건을 함께 살피는 것이 지혜의 출발점입니다. 삶의 관계도 대인·가치·자기 관계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부부 갈등을 한 사람의 성격과 잘못만으로 보면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가사 부담, 역할에 대한 기대, 인정과 요청의 방식, 공정성의 기준을 관계식으로 펼치면 갈등을 만드는 조건이 드러납니다. 고부 갈등도 어느 한쪽을 탓하거나 택하기보다 양쪽의 기대를 이해하고 신뢰가 유지되도록 개입해야 합니다. 관계를 이해한 뒤에는 공통의 목적을 중심으로 대화하고, 역할과 시간의 기준을 합의하며, 자신의 대응을 돌아봐야 합니다. 이러한 개입이 반복되면 인식과 소통 방식, 함께하는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해경화는 사람을 억지로 바꾸는 방법이 아니라 관계를 이해하고 풀고 운영해 더 좋은 변화로 이어가는 방법입니다.

 

갈등의 원인을 한 사람에게서만 찾으면 비난과 방어가 반복되기 쉽습니다. 사람 사이에 놓인 기대와 역할, 인정과 소통의 조건을 살필 때 비로소 내가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이 보입니다.

3. CSR, 좋은 삶으로 건너가는 기술

CSR은 소통·전략·성찰을 통해 관계에 구체적으로 개입하고, 이를 삶과 일의 습관으로 만드는 기술입니다. 현재의 관계를 더 좋게 만드는 실천은 좋은 나와 좋은 우리를 거쳐 좋은 세상에 기여하는 삶으로 이어집니다.

삶의 관계는 대인·가치·자기 관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대인관계는 타인과, 가치관계는 일과 추구하는 가치와, 자기관계는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입니다. 이를 실제로 다루는 기술이 소통(Communication)·전략(Strategy)·성찰(Reflection), 즉 CSR입니다. 소통은 공통의 목적을 중심으로 협업을 이끌고, 전략은 시간과 역할, 실행 방법의 기준을 세우며, 성찰은 자신의 판단과 행동, 관계의 결과를 돌아보는 일입니다. 세 기술은 각 관계에서 함께 작동합니다.

 

CSR은 부부관계뿐 아니라 직장의 리더와 구성원, 동료와 업무의 관계에도 적용됩니다. 자신이 하는 일과 만나는 사람을 관계로 이해하고, 계획·실행·회고를 반복하며 무엇이 작동했고 무엇을 바꿀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앎이 곧 습관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익숙한 관성을 넘으려면 한 번의 결심이 아니라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인생은 배와 바다가 만나는 항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바람과 파도를 피할 수 없지만 선장은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하고 돛과 키를 조절합니다. 삶에서도 만나는 세상을 없앨 수는 없지만 소통·전략·성찰을 통해 관계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 항해의 방향을 묻게 하는 기준이 죽음입니다. ‘잘 사는 것이 곧 잘 죽는 것’이라는 관점은 삶을 권리만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로 바라보게 합니다. 현재는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능의 공간이고, 최선은 유한한 삶을 대하는 태도이며, 긍정은 만난 세상을 받아들이는 출발점입니다. 지옥은 결핍이 아니라 관계가 끊어진 곳이고, 천당은 풍요가 아니라 관계가 살아 있는 곳이라는 표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관계가 살아 있는 삶은 좋은 나를 좋은 우리로 확장하고, 만난 사람과 다음 세대에 더 좋은 세상을 남기는 실천으로 이어집니다.

 

좋은 삶은 파도 없는 바다를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만난 바다에서 방향을 확인하고 돛과 키를 조절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오늘의 소통·전략·성찰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뿐 아니라, 나와 연결된 사람과 세상에 무엇을 남길지도 결정합니다.

 

Q&A. 강연 후 질의응답

Q. 양자역학이라는 과학과 불교라는 오랜 종교·철학적 전통은 ‘관계’의 관점에서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나요?

양자역학과 불교 사이에는 약 2,500년의 시간 차이가 있지만, 두 분야는 세상을 고립된 개체가 아니라 관계로 바라본다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현대의 양자론 연구자들이 불교의 연기설을 자주 언급하는 이유도 이 공통된 관점에 있습니다. 부처가 현대의 양자물리학을 미리 알 수는 없었지만, 사람들의 삶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깊이 관찰하며 존재와 현상이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지혜에 도달했다는 설명입니다.

 

부처가 살핀 대상이 사람과 사람으로 이루어진 삶과 사회의 체계였다면, 양자물리학자들이 살핀 대상은 원자와 소립자로 이루어진 물질의 체계였습니다. 양자물리학자들은 그 세계를 수학과 과학으로 탐구하면서 물질의 바탕에 있는 관계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시대와 탐구 대상, 방법은 달랐지만 관계를 통해 세계를 이해했기 때문에 연기설과 양자론이 서로 공명하고 공진하는 결론에 이를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Q. ‘세상의 본질은 관계’라는 관점에서, 더 좋은 내가 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지혜의 근본은 무엇인가요?

좋은 삶을 위한 지혜의 근본은 객관과 합리에 있습니다. 우리가 겪는 갈등과 고민은 대부분 관계의 부조화와 부정성에서 생기므로, 관계식을 통해 자신과 상대, 자신과 세상의 상호작용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나×배우자’처럼 관계를 식으로 놓고 보면 상대만 탓하던 시각에서 벗어나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조건까지 메타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신해경화는 이러한 관점을 상태 파악·속성 분석·조건 개입의 과정으로 실천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지혜는 관념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삶에 이익을 주어야 합니다. 인생이라는 항로에서 어떤 파도와 바람을 만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할지는 자유의지가 아니라 ‘자의지’로 선택할 수 있으며, 바로 이것이 사람이 쥐고 있는 삶의 키입니다. 지혜는 시간에 바래지 않아야 하고, 현재에 실용적 가치와 이익을 제공해야 하며, 미래의 나침반이 되어야 합니다. 행복 역시 개인의 마음속에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긍정적일 때 생겨난다고 봅니다.

Q. 신해경화의 지혜와 기술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갈등과 문제를 풀어가는 열쇠가 될 수 있을까요?

개인뿐 아니라 사회가 겪는 갈등과 문제도 관계식으로 들여다보면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 갈등을 이루는 주체를 관계식으로 드러내고, 각 주체가 원하는 것과 관계의 속성을 분석한 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조건을 찾아 개입하는 방식입니다. 의료 갈등을 예로 들면 ‘의사×정부’라는 관계에서 의료인과 정부가 각각 원하는 바를 파악한 다음, 의료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전환해 의료인의 보상과 국가적 이익을 함께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저출산 문제는 ‘부모×사회’의 관계로 보고, 부모에게만 집중된 양육 부담을 사회가 함께 나누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부모가 출산을 담당하고 사회가 양육의 책임을 적극적으로 맡도록 보육 시설과 인력을 확충하면 문제의 핵심 조건에 개입할 수 있다는 구상입니다. 이처럼 신해경화의 사회적 적용에서 중요한 것은 관계식을 적는 것만이 아니라 그 안의 욕망과 이해관계를 객관적·합리적으로 파악하고, 의료·보육과 같은 제도와 환경을 바꾸는 실용적 해법으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Q. 회장님께서는 ‘지구와 나’의 관계를 관계식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가요?

이형우 회장은 자신을 지구에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이라고 말합니다. 우연히 유전자를 받고 부모를 만나 세상에 태어났으며, 삶을 마치면 다시 물질의 관계로 돌아가므로 한 사람의 생은 우주의 변화 과정에서 만나는 하나의 찰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생각하고 느끼고 철학하며 사랑하고 나눌 수 있는 인간의 삶은 형언하기 어려울 만큼 기적적인 축복입니다. 주어진 세상이나 사건을 선택할 수는 없어도 그에 대한 해석과 대응을 바꾸어 불행의 정도를 줄이거나 새로운 가치로 전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의 상태로 태어나 부모와 타인, 사회와 세상으로부터 지금의 자신을 이루는 모든 것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받은 것을 다시 세상에 갚아야 하며, 잠시 다녀가는 손님이라면 머문 자리를 덜 어지럽히고 떠날 의무가 있습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동안 세상을 더 맑고 밝고 따뜻하게 만드는 일은 이러한 관계 인식에서 비롯된 삶의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Q. 기업을 이끌면서 개인의 성공을 넘어 사람들의 행복과 사회적 책임까지 고민하게 된 생각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나요?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형우 회장의 관심은 젊은 시절부터 이어온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모여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이야기했고, 우연히 찾은 고아원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의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자신이 만나는 사람을 더 행복하게 하고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이처럼 타인의 삶과 고통을 외면하지 못했던 경험 속에서 자라났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업은 단순히 이익이나 이문을 남기는 곳이 아니라 식수와 의료를 비롯한 사람들의 생존과 일상을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소중한 존재로 이해됩니다. 어떤 존재가 사라졌을 때 생기는 문제를 살피는 ‘부재의 가치’로 보면 기업이 없는 사회는 일상의 기반이 무너진 상태와 같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성공은 이익에만 머물 수 없으며, 사람들의 행복과 사회의 존속, 더 나은 세상에 기여하는 책임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