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본질을 읽는 과학과 철학

세대 탓일까, 조직 탓일까?

작성자: 자인연구소 | Nov 2, 2026, 12:46:02 AM

“출근하는 데 내 돈을 쓰고 싶지 않아요.”

 

 

 

틱톡 영상 속 신입사원은 오전 9시 출근에 한 시간이나 늦고도 당당합니다. 어머니가 오전 10시에야 차로 데려다줄 수 있다는 겁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리더의 말에는 이렇게 맞섭니다. “그러면 내 돈을 내야 하잖아요.”

 

또 다른 영상에서는 아침 운동을 해야 한다며 오전 8시 회의를 거절한 신입사원이 등장합니다. 황당해진 리더가 지적을 하자 신입사원이 되묻습니다. “그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급여를 주실 건가요?”

 

조직 내 세대 차이를 풍자한 SNS 콩트입니다. 과장인 것처럼 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요즘 젊은 구성원들이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됩니다. 또 누군가는 일과 생활의 경계를 분명히 하려는 태도로 해석합니다. 같은 행동을 두고도 한쪽은 무책임함과 개인주의를, 다른 쪽은 당당함과 권리의식으로 읽어내는 것이지요.

 

실제 조직에서도 세대를 향한 고정관념은 반복됩니다. 젊은 구성원은 헌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고참 구성원은 변화를 거부한다는 비판을 듣곤 합니다. HR 부서는 세대 간 이해를 돕는 교육을 마련하고, 리더는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라고 당부하고요.

 

하지만 교육이 끝나면 갈등도 사라질까요? 당부한다고 서로 존중할까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영상 속 인물의 말을 세대 전체의 특성으로 일반화하듯,
우리는 한 사람의 행동을 너무 쉽게 세대의 문제로 돌립니다.

 

우리는 사람을 어떻게 판단할까

 

이는 단순히 세대 간 소통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을 어떤 존재로 이해하는지, 그 이해가 조직의 판단과 제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리고 그 판단과 제도가 다시 구성원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문제이지요.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은 조직의 운영 원칙과 의사결정에 반영됩니다. 조직이 구성원을 세대라는 틀로 분류하고 특정한 성향을 부여하면, 개인의 실제 행동과 역량보다 세대에 대한 고정관념이 평가와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판단은 구성원 간의 관계와 협업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요.

 

우리는 눈앞의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보다, 과거의 경험과 지식, 가치관을 바탕으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해석합니다. 상대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이유를 추측하고, 때로는 몇 가지 특징만으로 그 사람 전체를 판단하기도 하지요.

 

이 과정에서 사람을 나이, 직급, 성별, 소속 집단과 같은 범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범주는 낯선 사람을 빠르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집단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개인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살피기보다 그가 속한 집단의 특성으로 행동을 설명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가령 조직에서 ‘요즘 젊은 구성원은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리 잡으면 어떻게 될까요?

 

신입사원이 마감일을 지키지 못했을 때는 세대의 특성 때문이라고 싸잡아 해석할 것입니다. 고참 구성원이 같은 행동을 하면 업무 과부하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또 신입사원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면 준비가 부족했다고 판단하면서, 고참이 새로운 기술에 익숙하지 않으면 나이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경우도 누가 했느냐에 따라 원인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입니다. 눈앞의 행동만으로 판단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사람에 대해 이미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이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지요.

 

이는 인간의 인지 방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 뇌는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모든 정보를 처음부터 분석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상대의 행동을 빠르게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하지요.

 

덕분에 복잡한 사회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의 생각이 새로운 정보를 해석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활용하던 지식이 오히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문제는 사람을 범주로 이해한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범주에 대한 생각을 개개인을 판단하는 확정적인 기준으로 삼는 데 있습니다. 세대에 대한 관념이 실제 행동을 살펴보는 출발점이 아니라 모든 행동을 설명하는 결론이 되는 순간, 우리는 한 사람의 구체적인 상황과 행동의 원인을 놓치게 됩니다.

 

세대가 그 사람을 설명할 수 있을까

2025년 호주 인사관리협회가 발표한 조사에서는 연령에 따른 고정관념이 확인됐습니다. 응답 기업들은 고령 근로자를 더 충성스럽고 신뢰할 만하며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는 집단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젊은 구성원들은 창의성, 적응력, 기술 활용 능력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었고요. 이러한 결과는 개인의 실제 역량을 확인하기 전에 연령집단에 대한 기대가 판단에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사람을 판단할 때 연령과 성장 배경을 참고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성장기에 경험한 경제적·기술적 환경은 가치관과 관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생애 단계와 경력 단계에 따라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와 조건은 달라질 수 있고요.

 

문제는 다양한 요인으로 형성되는 개인의 특성을 ‘세대’라는 하나의 설명으로 묶는 데 있습니다. 세대라는 개념이 개인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를 넘어, 개인을 판단하는 고정관념으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2024년 온라인 선공개된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의 메타분석 및 질적 연구도 이러한 통념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기존 세대 연구를 종합한 결과, 다양한 직무 관련 영역에서 세대 간 체계적이고 의미 있는 차이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세대라는 범주만으로 구성원의 직무 태도와 행동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입사원이 기존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젊어서일 수도 있지만, 기존 관행의 근거를 충분히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고참 구성원이 변화를 주저하는 이유 역시 나이 때문이라기보다 과거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익힐 시간과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고요.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으로는 그 원인을 알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세대에 대한 관념이 강할수록 우리는 행동이 나타난 구체적인 상황을 살피기보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먼저 떠올립니다.

 

같은 세대 안에도 서로 다른 욕망과 가치관이 존재합니다. 빠른 승진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전문성을 깊이 쌓고 싶은 사람도 있고, 안정적인 생활과 일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과 역량, 처한 상황을 살펴보지 않고 세대라는 틀로 판단하면, 사람을 이해한다고 생각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이 가진 고정관념을 확인하는 데 그칠 수 있습니다.

 

개념은 복잡한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개념을 현실에 대한 잠정적인 설명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사실처럼 받아들이면, 새로운 정보를 접해도 기존의 생각을 수정하기 어려워집니다.

 

세대라는 개념도 마찬가지이지요. X세대, MZ세대, Z세대라는 이름은 사람을 이해하려는 편리한 출발점일 수 있지만, 그 사람의 욕망과 가치, 능력과 행동을 해석하는 절대적 잣대가 될 수는 없습니다.

 

고정관념이 기회를 가를 때

사람에 대한 고정관념은 머릿속에만 머물지 않고, 평가 기준과 업무 배치, 권한과 보상, 교육 기회와 승진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조직의 현실을 만들어갑니다.

 

가령 특정 연령집단은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거나, 다른 집단은 기술을 잘 활용할 것이라고 기대하면 실제 역량을 확인하기 전에 기회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주변 환경과 타인의 반응을 바탕으로 무엇을 기대하고 어떻게 행동할지 학습합니다. 조직에서 어떤 행동이 인정받고 어떤 행동이 불이익으로 이어지는지는 구성원에게 중요한 신호가 되지요. 새로운 의견을 냈다가 반복해서 무시당한 구성원은 점차 발언을 줄일 수 있고, 책임 있는 업무를 맡을 기회를 얻지 못한 구성원은 경험을 쌓기 어렵습니다.

 

조직이 관찰해야 하는 것은 개인의 타고난 특성만이 아닙니다. 조직이 제공한 기회와 반응에 적응한 결과도 있습니다. ‘젊은 구성원은 주도성이 부족하다’와 같은 단순한 판단이 업무 배분과 의사결정 참여 정도에 반영되고, 그러면서 나타난 행동과 결과가 다시 그 젊은 구성원을 판단하는 근거가 됩니다.

 

 

젊은 구성원에게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조 업무만 맡기고, 그를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배제한다고 해볼까요.

 

이 구성원은 책임 있는 판단을 내릴 기회를 얻지 못하고, 문제가 생기면 상급자의 지시를 기다리는 행동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조직은 그 모습을 보고 ‘역시 젊은 구성원은 주도성이 부족하다’고 확인하고요. 이후에도 중요한 업무를 맡기지 않으니 주도성을 발휘할 경험은 점점 부족해집니다.

 

고참에게도 같은 순환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오랜 경험을 인정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기존 업무만 맡기고 새로운 기술을 배울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그 구성원은 점차 익숙한 방식에 의존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은 그 모습을 보고 ‘고참은 변화에 약하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지요.

 

이러한 과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고정관념 → 역할과 기회의 차등 배분 → 행동과 경험의 차이 → 고정관념의 강화.

 

조직이 제공한 환경과 기회를 살펴보지 않은 채 구성원의 행동을 개인이나 세대의 특성으로만 설명한다면, 조직 스스로 문제를 만들거나 키웠을 요인을 놓치게 됩니다.

 

경영진과 HR 리더는 구성원의 행동을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행동이 어떤 동기와 경험에서 비롯됐으며, 조직이 그 동기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말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책임을 묻기 전에 그 사람이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제공했는지 확인하자는 것이지요.

 

동기를 이해하면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사람중심의 경영은 단순히 구성원을 배려하거나 복지 혜택을 확대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구성원을 경영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각자의 동기를 이해하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설계하는 일이지요. 조직의 성과와 개인의 성장을 서로 대립하는 목표로 보지 않고, 두 가지가 함께 실현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접근인 것입니다.

 

같은 업무를 맡아도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어떤 사람은 전문성을 쌓고 성장할 기회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나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우선할 수 있고요.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한 보상과 관리 방식을 적용한다고 해서 같은 동기가 형성되거나 같은 행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지 이해하는 일이지요.

 

세대 차이나 갈등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행동을 평가하기에 앞서 그 행동이 나타난 이유와 조건을 이해해야 더 적절한 대응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젊은 구성원이 자율성을 요구한다면 이를 조직에 대한 충성심 부족으로 단정하기보다, 스스로 판단하고 싶은 업무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그에 따른 책임은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고참 구성원이 새로운 방식을 우려한다면 이를 변화에 대한 거부로 해석하기보다, 어떤 위험을 예상하는지, 과거의 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요.

 

동기를 이해한다는 것은 구성원의 모든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개인의 요구는 조직의 목표나 다른 구성원의 이해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요구를 무조건 관철하거나 포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요구가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 파악하고, 조직의 목표와 조건 안에서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동기에 대한 이해는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합리적인 판단과 조정을 위한 출발점인 셈입니다.

 

구성원의 동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조직은 행동 자체를 통제하거나, 보상과 처벌을 통해 변화를 유도하는 데 의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같은 행동도 서로 다른 이유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같은 제도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행동만 바꾸려 하기보다 그 행동을 만들어 내는 동기와 환경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대별 특성을 교육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라고 당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구성원마다 다른 동기와 역량을 이해하고, 적절한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고, 성장의 기회와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행동을 분류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더 나은 행동과 성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일입니다. 개인의 동기와 조직의 목표가 연결될 때, 세대 차이도 갈등의 원인을 넘어 공동의 성과를 만드는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세대 차이, 혁신과 갈등 사이

 

2025년 <Frontiers in Psychology>에 발표된, 세대가 다양한 팀에 관한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세대 다양성이 팀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구성원들의 세대가 다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경험과 지식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활용되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지요.

 

구성원들이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제시할 때, 의견 차이는 자연스럽게 발생합니다. 이때 서로의 주장과 판단 근거를 살펴보고 더 나은 방법을 찾는다면, 의견 충돌은 기존의 생각을 넓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됩니다.

 

반면, 의견 차이가 상대방의 성격이나 태도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보다 서로를 탓하고 방어하는 데 에너지를 쓰게 되면서 협업은 어려워지고 혁신의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조직의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세대 간 차이 자체가 아니라, 그 차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입니다. 구성원을 세대라는 이름표로 판단하는 조직과 각자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이해하는 조직은 구성원에게 서로 다른 행동을 이끌어냅니다.

 

경험이 많은 구성원은 과거의 실패를 근거로 새로운 아이디어의 위험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젊은 구성원은 기존 방식으로는 발견하지 못했던 고객의 요구나 기술적 가능성을 제안할 수 있고요. 서로의 주장을 검토하고 판단 근거를 공유하는 조직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더 나은 의사결정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직급이 높은 사람의 의견에 자유롭게 반박하기 어렵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이 그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실패의 책임까지 떠안아야 하는 조직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관점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자원이 되기는커녕, 갈등과 불신을 키우는 원인이 되는 것이지요.

 

세대 차이는 그 자체로 혁신을 창출하거나 갈등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세대별로 다른 경험과 관점을 조직의 성과로 연결하려면 구성원의 행동을 세대적 특성으로 규정하기보다, 누구나 직급과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해야 합니다. 나아가 서로 다른 관점과 전문성이 조직의 공동 과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협업체계와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세대 차이를 성과의 자원으로

그렇다면 경영진과 HR 리더는 구체적으로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요?

 

첫째, 갈등을 세대라는 이름표 없이 다시 기술해야 합니다. ‘젊은 구성원이 책임감 없이 행동했다’는 평가 대신 실제로 어떤 행동이 있었는지, 어떤 기대와 기준에 비추어 문제가 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람에 대한 첫인상이나 기존의 평가를 사실로 간주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과 기록을 통해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한 것이지요.

 

둘째, 역할과 기회가 어떻게 배분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핵심 프로젝트, 교육, 승진, 의사결정 참여 기회가 연령이나 직급에 따라 관행적으로 배분되지는 않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사람의 잠재력을 평가한다면 실제로 그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하고요.

 

셋째, 서로 다른 경험과 지식이 공동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함께 과제를 수행해봐야 합니다. 세대 간 친목을 도모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구성원들이 서로의 판단 근거를 검토하며 공동의 결과에 책임지도록 해야 합니다. 이견을 억누르지 않으면서도 사람에 대한 공격으로 번지지 않도록 논의의 규칙과 리더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하고요.

 

넷째,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역할을 고정하지 않아야 합니다. 후배는 기술을, 선배는 경험을 가르친다는 구분을 넘어 과제에 따라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배우는 사람이 바뀌는 상호학습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선배에게는 새로운 기술을 실험할 시간과 지원을 제공하고, 후배에게도 중요한 판단을 내리고 그 결과에 책임질 기회를 보장해야 하지요.

 

다섯째, 교육 만족도가 아니라 실제 행동의 변화를 측정해야 합니다. 정보 공유가 개선되었는지, 의사결정 참여가 확대되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에 대한 판단이 실제 행동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점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요컨대 사람을 둘러싼 조건을 점검하고, 동일한 관리 방식을 강요하기보다 사람마다 다른 동기와 역량이 공동의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조직을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세대 간 이해를 넘어 사람중심의 경영으로

세대 차이는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불신과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관점이 더 나은 판단과 혁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 차이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구성원들이 관계를 맺고 일하는 조직의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람중심의 경영은 세대 차이를 무시하거나 모든 구성원을 똑같이 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차이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세대라는 하나의 설명에 머물지 않을 뿐입니다. 세대라는 범주만으로 개인을 설명하지 않고, 각자의 욕구와 가치관, 경험과 역량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려 접근하지요. 그리고 이러한 차이가 조직의 목표와 연결되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역할과 책임, 권한과 기회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요즘 젊은 구성원들은 왜 이럴까’라고 물으면 원인을 세대의 특성에서 찾기 쉽습니다. 반면, ‘우리 조직은 어떤 행동에 보상하고, 누구에게 기회를 주며, 어떤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배제되는가’라고 물으면 구성원의 행동을 만들어내는 조직의 조건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개인의 특성에서만 찾지 않고, 개인과 조직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시야를 넓히는 것입니다.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가 속한 세대를 아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 어떤 환경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무엇이 행동을 제약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 이해를 실제 업무의 배분과 권한의 범위, 학습 기회와 의사결정 방식에 반영해야 합니다.

 

결국 사람을 얼마나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경영의 방향도 달라집니다. 사람을 세대라는 틀로 바라보는 조직은 세대별 관리법을 찾지만, 사람 자체를 이해하려는 조직은 각자의 동기와 역량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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