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지 않는 생물은 없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달팽이도 풀이나 나뭇잎을 먹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식물도 열심히 일을 합니다. 끊임 없이 물과 양분을 흡수하고 햇빛을 받기 위해 가지를 뻗습니다.
또 화학작용을 통해 천적을 물리칩니다. 단지 우리 눈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동식물에게는 생존활동 자체가 일입니다.
유기체가 생존하고 번식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얻고 소비하며, 환경에 반응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생존과 번식을 추구하는 유기체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그래서 무생물에게는 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은 생명을 가진 인간이 존속하기 위해 숙명적으로 안고 태어난 업(業)인 셈입니다.
일하지 않는 삶을 이상적인 삶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복권에 당첨되면 당장 일을 그만두고 편안하게 살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을 그만두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달콤한 휴식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할 일이 없는 상태에서의 휴식은 고통일 뿐이며, 특히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휴식은 지옥이나 다름 없습니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여가는 일하는 것보다 큰 즐거움을 주지 않습니다.
여가의 즐거움은 충분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일한 다음에 얻어지는 것입니다.
여가가 행복한 시간이 되려면 일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능동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을 하지 못해 생존이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여가는 오히려 고통입니다.
그래서 실직자들에게는 단 하루의 휴식도 없습니다.
그들은 일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일할 자유를 갖지 못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자유는 일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집니다.
물론 한 시도 쉬지 않고 일할 수는 없습니다. 사자가 매일 사냥에 나서는 것이 아니듯, 우리 몸은 휴식을 필요로 합니다.
사람에 따라 혹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스스로 일과 휴식을 적절히 배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칫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으면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