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를 길들일 때 흔히 당근과 채찍을 사용합니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일을 잘하면 당근으로 보상을 해주고, 말을 듣지 않으면 채찍으로 처벌을 하는 것이지요.
당나귀는 결국 당근을 먹고 채찍을 피하기 위해 일하는 셈입니다.
우화 속에 등장하는 당나귀는 게으름을 피우는 존재로 등장하지만, 때로는 꾀를 내어 주인을 골탕 먹이기도 합니다.
이는 당나귀가 주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일하는 존재가 아니라 주인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사람도 당근과 채찍으로 길들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인간도 동물인 만큼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겁니다. 그러나 채찍으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아마 그 효과는 지속적이지 않을 겁니다. 당장 고통을 피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겠지만,
적대적인 관계 속에서는 자발성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처벌은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안겨주지요. 고통을 주는 상황을 피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후배를 따끔하게 혼내준다면 그릇된 행동을 고치려 하겠지요. 불편하거나 고통스런 상황을 모면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속으로는 “내가 무슨 잘못이야?”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고,
혹은 “나이 많은 게 무슨 벼슬이야?” 하는 반발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처벌하는 것이 당장은 효과가 있겠지만, 혼낸 사람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오히려 증가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릇된 행동을 교정하기보다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요.
또 시간이 지나면 잠시 약화되었던 행동이 관성에 따라 원래대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처벌은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기보다는 그릇된 행동을 감추게 합니다.
그릇된 행동을 감추려 할수록 행동의 교정은 더욱 어려워지지요.
지각하는 후배가 있다면, 혼을 내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일찍 온 날에 큰 칭찬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성실하지 못한 후배에게는 평소보다 성실한 모습을 보여줄 때 아낌없이 칭찬해 주시기 바랍니다.
칭찬은 긍정적 감정을 증폭시키고, 그릇된 행동을 자발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