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정작 사람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HR은 사람을 관리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사람을 알아야 하겠지요.
사람의 본질적인 속성과 바람직한 인재의 특성을 알아야 HR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사람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성장을 원하고, 조직도 마찬가집니다.
사람의 성장과 조직 발전의 공통분모는 ‘성과’입니다. 성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경영을 나무를 키우는 일에 비유해볼까요? 경영의 성과는 나무에 열리는 열매에 해당하겠지요.
그럼 열매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열매는 이미 씨앗 속에 잠재되어 있습니다.
좋은 씨앗이 적절한 토양과 환경을 만나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꽃을 피웁니다.
그리고 꽃이 진 자리에 씨방이 여물어 탐스런 열매가 맺힙니다.
이 열매가 다시 씨앗이 되는 것이지요.
좋은 열매는 좋은 씨앗에서 비롯됩니다.
어떤 씨앗이 좋은 열매를 품고 있을까요?
먼저 씨앗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 속성을 알아야 하겠지요.
그래야만 속성에 맞는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여 좋은 수확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씨앗의 속성은 어디에 있을까요?
생명체의 가장 본질적인 속성은 DNA에 담겨 있습니다.
DNA는 생물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체득한 모든 속성이 기록되어 있는
생물학적 역사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특성의 바탕에는 DNA가 있습니다.
DNA는 오랜 진화의 시간 동안 수많은 조상들이
경험하고 전수했던 생물학적 기억을 담고 있지요.
우리가 지금 존재할 수 있는 것도 DNA에 담겨 있는 생물학적 기록들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현재는 과거가 만든 결과이고,
과거의 우리들이 누적되어 현재의 우리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과거의 결과인 것입니다.
우리는 인간인 동시에 동물이며, 동물인 동시에 생물입니다.
진화적으로 보면 인간이기 이전에 동물이었고,
동물이기 이전에 생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생물의 기반 위에서 동물의 속성을 갖게 되었고,
그 속성 위에서 인간의 특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동물의 속성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가진 동물의 속성도 생물이 가지고 있는 본질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생물의 본질과 동물의 속성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 속에는 먹고, 자고, 쉬고, 짝을 찾고자 하는 이기적 본능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사랑 받거나 인정 받고 싶어하는 사회적 본성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과거 조상들이 획득했던 진화적 유산들이 우리 안에 고스란히 존재하고 있는 셈이지요.
모습은 제각기 달라 보여도 우리는 수많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우리의 시각이 상대적인 차이를 잘 변별하도록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겉으로 보기에 저마다 다른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 숨은 마음은 너무나도 닮아 있습니다.
우리가 유사한 속성을 갖게 된 것은 모든 인류가 같은 뿌리에서 나와
같은 조상을 공유하기 때문이지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은 그러한 본질적 속성들을 타고났습니다.
지역이나 문화에 따른 차이는 우리가 공유하는 많은 특징들에 비하면 아주 사소한 것들입니다.
수십 세기 전 동서양의 현자들의 통찰과 가르침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도
그것들이 인간의 본질적 속성에 기반한 지혜이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사람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것은
정체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본질적 속성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나, 우리, 세상의 행복에 다가갈 수 있는 지름길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