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스트레스는 모두 나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기억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이득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가령 내일 시험을 치르는 데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세요.
불안과 스트레스가 없다면 굳이 시험을 준비하려는 마음이 들지 않을 겁니다.
불안과 스트레스는 인간뿐 아니라 포유류에서 관찰되는 보편적인 감정 반응입니다.
집에서 기르는 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지요. 강아지들도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행동 이상이 관찰됩니다.
동물이 스트레스를 느끼도록 진화한 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포식자가 쫓아오는 데도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먹이를 먹던 동물은 일찌감치 도태되었을 겁니다.
스트레스는 우리가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경고음인 셈이지요.
그래서 스트레스는 우리의 뇌 깊숙한 곳에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유익한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유스트레스(eustress)’라고 부릅니다.
지금까지 보고된 바에 의하면, 적절한 스트레스는 두뇌 기능을 향상시키고, 면역력을 증대시키며,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강화합니다.또 성공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고, 성장기에 있는 유아의 발달도 촉진시킵니다.
문제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의 스트레스지요.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그것은 석기시대에 발달한 우리 뇌가 인식하는 세계와 현실 세계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뇌는 사냥터를 뛰어다니던 시절의 환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은 지나치게 복잡하지요.
이 때문에 과거에 프로그래밍된 뇌는 사소한 일도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위협으로 인지합니다.
강아지가 낯선 사람을 보았을 때 무조건 짖어대는 것과 다를 바 없지요.
더구나 조상들은 한바탕 싸움질을 벌이거나 미친 듯이 들을 뛰어다니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지만,
현대인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스트레스에 민감한 이유입니다.
뇌를 뜯어고칠 수는 없지만 연습을 통해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는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바라보는 ‘관점’을 이동함으로써 자극을 재평가하기를 권합니다.
가령 불안과 고통 속에 처해 있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혹은 ‘아무 일도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시간적 거리 두기(temporal distancing)’ 방법도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을 10년 후에는 어떻게 느낄지 상상해보는 것입니다. 지금은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일지라도
10년 후에는 아무 일도 아닐 수 있습니다. 공간적 거리를 두고 상황을 바라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제3자의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지요. 그러면 상황을 보다 객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 현실에 대한 도피나 회피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이를 벗어나려면 지금의 상황이 자신의 고통이 아니라 인류나 지구의 고통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생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