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INLAB@LETTER

왜 내 마음과 행동은 따로 움직일까

작성자: 자인연구소 | Oct 7, 2026, 11:30:45 PM
안녕하세요.
열 번째 인생경영레터입니다.
 
일찍 자겠다고 마음먹은 밤, 어느새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던 적 있죠. 화내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날카로운 말이 먼저 튀어나오기도 하고요.
 
내가 선택한 것 같은데, 돌이켜보면 내가 원한 행동은 아니었던 순간들.

나는 정말 내 의지대로 행동하고 있을까요?
 
QUESTION · 오늘의 질문
 

내 마음대로 선택하면
정말 자유로운 걸까?

 
CUE · 생각 열기
 
오늘은 일찍 자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잠깐만 보려던 영상이 끝나자 다음 영상이 궁금해집니다. 이제 그만 봐야지. 딱 이것까지만.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누가 보라고 시킨 것도 아닙니다. 내 손으로 켰고, 내 손으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끄려고 하니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말에 화가 날 때도 비슷합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듣기 싫은 말 한마디에 표정이 굳고, 어느새 아픈 말을 골라 되돌려줍니다. 조금 전까지 잘 지내고 싶었던 사람에게 말입니다. 뒤늦게 후회합니다.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일찍 자고 싶은 마음도, 영상을 더 보고 싶은 마음도 내 마음입니다. 잘 지내고 싶은 마음도,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은 마음도 내 마음이고요. 내 마음대로 한 일인데, 왜 내가 바라던 결과와는 멀어지는 걸까요.
 
우리는 내가 원해서 선택했다면 자유롭게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그 원하는 마음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 뇌가 먼저 움직인다면
 
1980년대 벤저민 리벳은 이 질문을 실험으로 살펴봤습니다. 참가자들이 원하는 순간 손목을 움직이도록 하고, 뇌의 전기적 활동과 움직이겠다는 의식적 결심의 시점을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의식적으로 움직이겠다고 느끼기 전에 뇌에서 이미 ‘준비전위’라는 신호가 나타났습니다.
 
2008년 춘시옹 순과 동료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참가자가 왼쪽과 오른쪽 버튼 중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정보가 의식적으로 선택하기 몇 초 전 뇌 활동에 일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만으로 뇌가 의식보다 먼저 결정을 끝냈다거나, 자유의지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단순한 손동작 실험으로 삶의 모든 선택을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이 연구들은 ‘나는 의식적으로 결심한 뒤 행동한다’는 익숙한 생각에 질문을 던집니다.
 
그 질문을 우리의 일상으로 가져와 봅니다. 내가 선택했다고 느끼는 순간, 과연 그 선택에는 무엇이 작용하고 있었을까요?
 
✔️ 자유는 조건이 없는 것이 아니다
 
내가 커피를 고르는 데도 취향과 기억, 몸의 상태와 습관이 작용합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는 능력과 경험, 가족의 기대와 경제적 조건을 고려하고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조차 살아오며 만난 사람과 경험의 영향을 받습니다.
 
영상 하나를 더 보고 싶은 마음도 저절로 생긴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재미있었던 기억과 반복된 습관이 있습니다. 상대의 말에 발끈하는 마음에는 과거에 무시당했던 경험이나 인정받고 싶은 바람이 작용할 수 있고요. 내가 원해서 선택했다는 것과, 그 원하는 마음까지 내가 처음부터 정했다는 것은 다릅니다.
 
아무런 조건에도 영향 받지 않고 스스로 생겨나는 의지를 ‘자유의지’라고 한다면, 그런 의지는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유의지보다 ‘자의지(自意志)’가 좀 더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내 의지는 분명 나의 것이지만, 그것 역시 여러 조건 속에서 형성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만들어진 의지에 이끌려 살아갈 수밖에 없을까요?
 
여기서 주목할 것은, 우리에게는 자신의 선택을 돌아보고 바꾸려는 의지도 있다는 점입니다. 후회했던 경험에서 다르게 행동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선택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나의 의지가 경험 속에서 만들어진다면, 앞으로 어떤 경험을 쌓느냐도 다음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과거가 현재의 나를 만들지만, 현재의 나는 미래의 나를 만듭니다.
 
✔️ 자유가 작동하는 순간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미래의 나를 바꿀 수 있을까요?
 
일찍 자고 싶은 마음도, 영상을 더 보고 싶은 마음도 내 안에 있습니다. 상대와 잘 지내고 싶으면서도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문제는 어느 마음이 진짜 내 마음이냐가 아닙니다. 두 마음 모두 내 것이지만, 당장 강하게 느껴지는 마음을 따랐을 때 내가 바라던 결과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메타인지’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돌아보고 조절하도록 돕는 능력이지요. “나는 지금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지?”, “일찍 자고 싶다면서 왜 계속 영상을 보고 있지?” 하고 살펴봅니다. 지금 내가 무엇에 이끌리고 있는지, 그에 따른 행동이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지켜주는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가까운 사람이 “요즘 왜 연락이 없어?”라고 말해 화가 났다고 해봅시다. 처음에는 나를 탓하는 말로 들렸습니다. 하지만 서운해서 한 말을 내가 비난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내 해석이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쏘아붙이기 전에 “내가 연락이 뜸해서 서운했어?”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밤마다 영상을 놓지 못하는 이유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루 중 유일한 휴식이 끝나는 게 아쉬운 걸까요? 아니면 휴대폰이 손에 잡히니 별생각 없이 다음 영상을 켜는 걸까요? 전자라면 저녁에 쉴 시간을 따로 마련해보고, 후자라면 잠들기 전에 휴대폰을 다른 방에 두어볼 수 있습니다.
 
물론 돌아본다고 자신의 마음을 모두 알 수는 없습니다. 이유를 알았다고 행동이 저절로 달라지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짐작이 맞는지 확인하고, 원하는 행동을 하기 쉽도록 방법과 환경을 바꿔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메타인지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판단과 행동을 점검하고, 무엇을 조정할지 찾도록 돕습니다.
 
실천의 결과는 다시 나의 경험이 됩니다. 상대에게 먼저 물었더니 오해가 풀렸다면, 다음에도 곧바로 쏘아붙이기보다 뜻을 확인해볼 이유가 생깁니다. 휴대폰을 멀리 두고 잤더니 아침이 편안했다면, 다시 그렇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잘되지 않았다면 어디에서 어려웠는지 살피고 방법을 조정합니다. 경험 속에서 만들어진 의지가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 행동으로 얻은 경험이 다음의 의지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바꾸려는 마음 역시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조건 속에서 생겨납니다. 그러나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같은 행동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는 후회에서 배우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면서 다음 선택의 바탕을 바꿔갈 수 있습니다.
 
나를 이해하는 일은 “나는 원래 이래”라는 말로 끝나지 않습니다. 무엇에 이끌리는지 알게 되었다면, 이제 무엇을 다르게 해볼지 물을 수 있습니다. 과거가 오늘의 마음에 스며 있듯, 오늘의 선택도 내일의 마음에 스며듭니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삶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만큼, 나는 조금씩 더 자유로워집니다.
자유의지 사용법, 더 알아보기
 
QUEST · 되묻는 질문
 

내가 반복하는 행동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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