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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뜻대로 안 되는 게 당연한 이유

작성자: 자인연구소 | Aug 12, 2026, 11:30:40 PM
안녕하세요.
두 번째 인생경영레터입니다.
 
휴가철이 다가옵니다. 여행은 떠나기 전이 더 설레고 바쁘지요. 어디서 자고 뭘 먹을지 일정표를 빼곡히 채우다 보면, 벌써 한 번 다녀온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그런데 막상 떠나면 여행 첫날부터 계획이 틀어지기도 합니다. 갑작스러운 비로 일정이 바뀌고, 기대하던 맛집은 예약이 끝나 있죠. 그럴 때 우리는 묻게 됩니다. 왜 현실은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을까요.
 
사실 이 물음은 여행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내 인생인데 왜 내 뜻대로 되지 않을까’라는 오래된 질문에 닿지요. 이번 레터에서는 그 물음을 여행에 빗대어 들여다봅니다. 어쩌면 삶의 가치는 모든 걸 통제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마주한 상황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여행이 즐겁게 끝날 수 있는 것처럼, 인생도 그렇습니다.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을 구분하는 그 사이에서, 인생은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QUESTION · 오늘의 질문
 

왜 내 인생인데
내 뜻대로 안 되는 걸까?

 
CUE · 생각 열기
 
여행은 떠나는 순간보다 떠나기 전이 더 바쁜 법이지요.
 
어디로 갈지, 얼마나 머물지, 어디에서 자고 뭘 먹을지까지 선택의 연속입니다. 지도에는 이동 경로가 그려지고, 일정표에는 맛집과 날씨 정보가 빼곡히 채워집니다. 준비를 마치면 이미 여행을 한 번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요.
 
사람마다 여행 방식은 다릅니다. 어떤 이는 철저히 계획하고, 어떤 이는 우연에 맡깁니다. 하지만 아무리 즉흥적인 여행이라도 최소한의 선택 없이 떠나는 여행은 없습니다.
 
그런데 여행은 첫날부터 계획을 비껴갑니다. 참 얄궂지요. 갑작스러운 비로 공연 일정이 바뀌고, 기대했던 맛집은 예약이 끝났으며, 어렵게 찾아간 박물관은 문을 닫았습니다. 공들여 만든 일정표가 현실 앞에서 하나씩 수정되기 시작하지요.
 
그럴 때 우리는 묻게 됩니다. “왜 현실은 내 계획대로 움직여주지 않을까?”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왜 내 인생인데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걸까?”라며 운명론자의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계획하지 않았던 순간들입니다. 비를 피해 들어간 서점, 길을 잃고 발견한 골목길 노포, 낯선 사람과 나눈 짧은 인사처럼 말이지요. 어쩌면 여행의 가치는 모든 것을 통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마주한 상황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생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삶의 많은 부분은 선택하기 전에 이미 주어져 있습니다. 부모도, 태어난 시대도, 성장한 환경도 내가 고른 것이 아닙니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과 조직의 문화, 예고 없이 찾아오는 변화 역시 내 뜻대로 정할 수 없지요.
 
지금의 나조차 온전히 내가 선택해 만든 존재는 아닙니다. 타고난 기질과 환경, 수많은 경험과 관계가 쌓여 오늘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내가 저마다의 사정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 끊임없이 달라지는 세상과 만나 살아갑니다.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내가 인생의 유일한 원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삶은 과거로부터 형성된 나와 타인, 환경과 우연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내는 결과입니다.
 
영국의 작가 J. K. 롤링도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현실과 마주했습니다. 이혼 후 어린 딸을 홀로 키우며 경제적 어려움과 우울증을 겪었고, 어렵게 완성한 원고는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당했습니다.
 
그가 주어진 조건을 뜻대로 바꾼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이어갔습니다. 상상력을 글로 옮기고, 거절당한 원고를 다시 세상에 내밀었습니다. 그렇게 그의 삶과 세상의 만남에서 《해리 포터》라는 새로운 결과가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다르게 응답한다고 누구나 원하는 성공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노력만으로 넘기 어려운 조건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그 조건에서 열리는 가능성의 방향과 범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원하지 않는 업무나 불합리한 상황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무조건 참고 긍정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필요한 조건을 협의하고, 부당함을 바꾸기 위해 다른 사람과 힘을 모으는 것도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입니다. 때로는 그 관계에서 벗어나는 선택도 필요하고요.
 
세상에는 내 뜻만으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과 조건이 너무 많습니다. 따라서 질문이 달라져야 합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이 경험으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여기서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를 묻는 겁니다.
 
세상을 통제하려 할수록 우리는 더 쉽게 흔들립니다. 세상은 원래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물론 삶의 조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더 좋은 출발선에서 시작하고, 누군가는 더 큰 어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바꿀 수 없는 조건만 붙잡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바꿀 수 있는 가능성까지 놓쳐버리겠죠.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건 포기나 체념이 아닙니다. 오히려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걸 구분하는 일입니다.
 
부모는 바꿀 수 없지만 부모를 이해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습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그 경험을 사용하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타인의 마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그 사람에게 어떤 태도로 응답할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좋은 인생은 좋은 조건만 만나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날씨만 이어져야 아름다운 여행이 되는 것도 아니지요. 때로는 비가 내리고 길이 막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 길에서 새로운 풍경을 만나기도 합니다.
 
세상은 언제나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 있습니다. 우리는 그 세상을 마음대로 정할 수도, 관계의 결과를 혼자 결정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관계에 어떻게 참여하고 응답할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과거가 오늘의 나와 조건을 만들었다면, 오늘의 선택과 응답은 내일의 조건이 됩니다. 세상은 이미 주어졌지요. 그러나 관계는, 그리고 인생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QUEST · 되묻는 질문
 

오늘,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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