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물일곱 번째 사람경영레터입니다.
유배된 단종과 그를 지킨 충신 엄흥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조카의 왕위를 빼앗고 반대파를 무자비하게 숙청한 세조의 리더십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요. 자연스럽게 정반대의 길을 걸었던 그의 아버지도 함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세종입니다.
경영자들 사이에서 세종은 오랫동안 리더십의 롤모델로 꼽혀왔습니다. 세종의 리더십 핵심은 사람을 키우는 능력이라고들 말합니다. 세종은 신하들에게 벼슬을 준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지요. 책을 읽고 토론하게 했으며, 시행착오를 격려하고,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또한 본인을 반대하는 인물이더라도 능력이 뛰어나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기꺼이 중용하는 포용력을 보여주었지요. 대표적 인물이 황희 정승과 장영실입니다.
황희는 충녕대군(세종)이 왕세자가 되는 것을 반대하다 유배까지 당했지만, 세종은 그의 식견을 아깝게 여기고 궁으로 불러들여 재상으로 앉혔습니다. 신분제가 하늘의 법이었던 조선에서 노비 출신 장영실에게 벼슬을 내린 세종은 대신들의 거센 반발을 샀지요. 세종은쏟아지는 비난 속에서도 기꺼이 장영실의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 그가 조선의 과학을 일구도록 지원했습니다.
이처럼 인재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들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세종이 아니었다면, 황희나 장영실 같은 인물은 역사에 이름조차 남기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리더의 진짜 역할은 그저 뛰어난 사람을 솎아내어 자리에 ‘앉히는 것’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의 한계를 깨고 ‘성장하도록 돕는 것’임을 세종은 이미 깊이 통찰하고 있었던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