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산책 다시보기

인간과 AI, 인간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일시
2026년 1월 24일
장소
마이다스그룹 본사, 2층 컨퍼런스홀

강연 영상 및 자료

강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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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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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호

    (사)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 이사장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A&M대학교에서 전자공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30년간 재직하며 반도체 레이저와 통신소자를 연구했으며, 현재 공익사단법인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천문학과 물리학, 생명과학, 뇌과학 등 자연과학의 여러 분야를 연결해 탐구하며 대중을 위한 자연과학 강연과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서로 『뇌, 생각의 출현』, 『그림으로 읽는 뇌과학의 모든 것』, 『박문호 박사의 뇌과학 공부』, 『생명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 등이 있습니다.

1 박문호박사님
박문호 박사 - 생각산책 현장

“지식의 집대성과 연결은 어떻게 통찰을 만들며,
그 통찰에 접근하는 AI와 인간은 무엇이 다르고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요?”

 

통찰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생겨나는 능력이 아닙니다. 지식과 경험을 충분히 모으고 서로 떨어져 있던 사실 사이의 관계를 발견할 때 새로운 관점이 만들어집니다. “하나의 지식은 편견, 두 번째 지식은 재미, 세 번째 지식은 통찰”이라는 말처럼, 지식은 고립되어 있을 때보다 연결될 때 더 큰 의미를 갖습니다.

 

AI 역시 방대한 지식을 집대성하고 수많은 가능성을 계산하며 인간이 놓치기 쉬운 연결을 찾아냅니다. 역추론과 베이지안 추론, 행렬과 GPU의 계산 능력은 이러한 가능성을 확장합니다. 동시에 오늘날의 AI는 유추와 연역, 연결주의, 진화적 접근, 베이지안 추론처럼 인류가 오랫동안 발전시켜 온 여러 사고방식이 집대성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AI가 인간의 통찰 영역에 접근한다고 해서 인간과 같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질의응답에서는 AI가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는 점과 인간처럼 경험하지 못한다는 점이 제시됩니다. 이어 AI가 인간의 도구에 머무를지 독립된 행위자로 나아갈지, 여러 AI가 서로 상호작용할 때 무엇이 나타날지도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AI의 발전은 결국 지능의 성능을 넘어 인간과 AI가 무엇이 다르고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를 다시 묻게 합니다.

 


강연 목차


01 집대성에서 통찰로
  • 집대성, 양이 쌓여야 질이 바뀐다
  • 지식은 연결될 때 통찰이 된다
  • 무연휘발유에서 지구의 나이까지

02 AI도 연결을 통해 통찰한다
  • 집대성과 역추론 — AI는 어떻게 인간의 통찰에 도전하는가
  • 베이즈·행렬·GPU — 방대한 가능성을 계산하는 힘
  • AI는 인류 사고의 집대성이다

03 AI가 할 수 없는 것, 인간이 경험하는 것
  • AI는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
  • AI는 인간처럼 경험하지 못한다
  • 지능의 차이에서 존재의 차이로

04 AI는 도구를 넘어 행위자가 될 수 있는가
  • AI는 도구인가, 독립된 행위자인가
  • AI와 AI가 관계를 맺는다면
  • AI의 진화는 인간에게 무엇을 묻는가

 

 

1. 집대성에서 통찰로

지식을 충분히 집대성하면 서로 떨어져 있던 사실 사이의 관계가 보이기 시작하고, 그 연결을 통해 기존의 관점이 바뀌면서 통찰이 생깁니다.

“조금씩은 절대 적지 않다.” 키티온의 제논이 남긴 이 문장에서 통찰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수많은 자료를 모으고, 공자를 ‘집대성’의 인물로 표현하는 것처럼 새로운 생각은 이미 존재하는 지식과 경험을 충분히 모으는 데서 시작됩니다. 먼저 양이 쌓여야 질적인 전환이 일어날 수 있고, 그 축적이 이후의 연결과 통찰을 위한 바탕이 됩니다.

 

하지만 많이 아는 것만으로 통찰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모은 지식들을 서로 연결하는 일입니다. “하나의 지식은 편견, 두 번째 지식은 재미, 세 번째 지식은 통찰”이라는 말처럼, 두 번째와 세 번째 지식이 연결되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관계가 드러나고 관점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식의 연결이 새로운 통찰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사례가 클레어 패터슨의 연구입니다. 패터슨은 우라늄과 납의 동위원소를 이용해 지구의 나이를 밝히려 했고, 그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납 오염을 발견했습니다. 원인을 추적하자 자동차 휘발유에 첨가되던 납이 환경 곳곳을 오염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나의 지식에 다른 지식이 더해지고 관계가 연결될 때,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문제와 새로운 통찰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통찰은 새로운 지식을 하나 더 얻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모아 둔 지식 사이에서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관계를 발견할 때 관점이 달라집니다.


2. AI도 연결을 통해 통찰한다

AI는 방대한 지식과 가능성을 연결하고 계산하며 인간의 통찰 영역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 능력 역시 인류가 축적해 온 여러 사고방식 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AI의 힘은 단순히 인간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서로 떨어져 있던 개념을 연결하고, 이미 나타난 결과에서 가능한 원인을 찾아가는 역추론을 수행하면서 인간이 직접 살피기 어려운 규모의 가능성을 탐색합니다. 질병의 증상에서 원인을 찾는 것처럼, 현실의 중요한 문제에는 결과에서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는 추론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가능한 원인이 많아질수록 계산해야 할 경우의 수도 커집니다. 베이지안 추론은 새로운 증거가 들어올 때 가능성을 다시 계산하며 판단을 갱신하고, 행렬과 GPU의 병렬 연산은 방대한 관계와 가중치를 빠르게 처리하게 합니다. AI의 추론 능력은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가능성을 계산할 수 있게 된 것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AI도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유추와 연역, 연결주의, 진화적 접근, 베이지안 추론처럼 인류는 오랜 시간 여러 사고와 학습 방식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마스터 알고리즘』이 서로 다른 학습 방식의 통합 가능성을 탐색하듯, 오늘날의 AI는 인간이 축적해 온 지식뿐 아니라 사고의 방법까지 집대성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AI의 통찰은 전혀 낯선 능력이기보다, 인류가 축적해 온 지식과 사고방식이 새로운 규모로 연결되고 계산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3. AI가 할 수 없는 것, 인간이 경험하는 것

AI가 많은 지식을 알고 추론하더라도, 자신의 모름을 아는 것과 인간처럼 경험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인간과 AI의 차이는 지능의 크기를 넘어 ‘경험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합니다.

AI가 많은 것을 알고 추론하더라도,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스스로 아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AI는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는 말처럼,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많은 관계를 계산하는 능력과 자신의 무지를 아는 능력은 같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차이는 경험입니다. AI가 로보틱스와 결합해 몸을 갖더라도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경험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인간의 경험은 ‘환원 불가능한 최대 인과구조’를 경험하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어떤 사건을 계산하고 예측하는 것과 그 사건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서로 다른 일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인간과 AI를 단순히 지능의 크기로만 비교하기 어렵게 합니다. AI가 지식과 추론의 영역을 빠르게 확장할수록, 인간과 AI를 무엇이 다른 존재로 만드는지에 대한 질문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얼마나 많이 알고 계산하는지를 넘어, ‘경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됩니다.

 

AI가 인간의 지능에 가까워질수록, 인간과 AI의 차이는 얼마나 많이 아는가보다 무엇을 어떻게 경험하는가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4. AI는 도구를 넘어 행위자가 될 수 있는가

AI가 독립적으로 작동하고 서로 상호작용할수록, AI를 단순한 도구로만 볼 수 있는지 다시 묻게 됩니다. 이 변화는 인간과 AI의 관계도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며 자신의 능력을 확장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AI도 기존 도구의 연장에 머무를까요, 아니면 독립된 행위자가 될 수 있을까요? AI가 인간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스스로 작동하는 범위가 넓어진다면, 더 이상 단순한 수동적 도구로만 바라볼 수 있는지도 새로운 문제가 됩니다.

 

AI의 가능성은 개별 AI의 능력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여러 AI가 서로 다른 답을 주고받고 상대의 결과를 다시 검토한다면, 하나의 AI만으로는 나타나지 않던 변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두 AI 사이에서 ‘공명’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그 상호작용에서 무엇이 나타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는 지능을 개별 AI 하나의 성능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AI가 어디까지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 AI들의 상호작용에서 무엇이 나타날지는 아직 열린 문제입니다. AI의 역할과 관계가 달라진다면 인간 역시 AI를 어떤 존재로 바라보고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새롭게 판단해야 합니다. AI의 진화는 결국 인간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AI의 미래는 더 뛰어난 성능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AI가 어떤 존재가 되고 어떤 관계를 만들지에 따라 인간 역시 자신의 역할과 관계를 다시 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