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그림을 보면 너무나 복잡해 보입니다.
최근에는 뇌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기 때문에
뇌의 구조와 기능들을 완전히 섭렵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하지만 뇌의 특징을 대략 이해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보면 뇌는 크게 뇌간, 변연계, 대뇌피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뇌간은 심장박동을 제어하고, 호흡 중추를 통해 숨을 쉬게 합니다.
또 땀 분비를 통해 체온을 조절합니다.
뇌에서 가장 먼저 진화했고,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가 바로 뇌간입니다.
흔히 뇌사라고 하는 것은 뇌간의 기능이 정지된 상태를 말합니다.
뇌의 다른 부위가 작동을 멈추더라도 뇌간이 살아 있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뇌간이 작동을 멈추면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뇌간은 살아 있지만 뇌의 나머지 부분에 문제가 생겨
의식 불능에 빠진 사람을 식물인간이라고 하지요.

또 뇌간은 시상하부와 함께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신경전달물질은 심리 상태를 조절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변연계는 감정을 만들어내는 영역입니다.

감정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는 힘들 겁니다.
우리의 기억에도 감정이 깊이 스며 있습니다.
기억이 필요한 것은 과거의 경험을 재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매 순간 기억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걷는 것부터
먹는 행동까지 매번 같은 것을 처음부터 되풀이해야 하지요.
감정은 기억의 강도를 결정짓습니다.
아픔, 슬픔, 기쁨 같은 감정이 묻어 있는 기억은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를 피하게 하거나 추구하게 만듭니다.

즉 아픈 것을 피하고, 즐거운 것을 추구하게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감정은 행동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반려동물과 감정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이유 역시
반려동물의 뇌에 변연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지요.
고래가 칭찬이라는 동기부여에 춤을 추는 이유도 고래의 뇌에 변연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포유류는 변연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과 어느 정도 감정적인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대뇌피질은 감각 자극을 받아들여 기억과 연계하고,
의식적으로 사고하거나 언어를 구사하며 행동을 제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보고 들을 수 있는 것 역시 감각을 처리하는 대뇌피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감각 기관에 이상이 없더라도
대뇌의 시각피질이나 청각피질에 이상이 생기면 보거나 들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뇌피질의 앞쪽 부분인 전전두엽은 입력되는 정보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부위입니다.

전전두엽은 뇌의 CEO(Chief Executive Officer)로 불리기도 합니다.
뇌의 다른 영역에서 제공한 여러 정보들과 개인적인 선호, 신념, 도덕과 같은
경험가치를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입니다.

뇌가 하는 일은 다양하고 대단히 복잡하지만 사실 모든 작용은 판단과 관련이 있습니다.
뇌가 존재하는 목적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판단을 통해 행동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장 폴 사르트르가 ‘인생은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이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의 현재는 우리가 과거에 내린 판단에 의해 형성된 것입니다.

또 현재의 판단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냅니다.
우리의 인생을 만드는 주체는 판단인 셈이지요.

뇌는 끊임없이 입력되는 자극을 거르고 가치를 분석합니다.
또 뇌는 자극을 인지하고 판단하여 행동 반응을 만들어냅니다.

자극, 판단, 반응.

이 세 가지가 나의 생각과 행동을 만들어 내고,
그 생각과 행동이 세상과 반응하면서 우리의 인생이 만들어집니다.
조직의 흥망성쇠도 구성원의 판단과 실행이 사회라는 환경과 상호 반응한 결과로 형성됩니다.
결국 뇌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가 인생의 성공이나 조직의 발전을 원한다면 뇌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판단하는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