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사랑에 빠져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귀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 생각에 어떤 일이든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곧 대학 졸업반이라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제 마음을 어떻게 다잡아야 할까요?
누구나 한 번쯤 사랑의 열병을 앓지요.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격렬하게 경험하는 감정 입니다.
사랑은 우리가 태어날 때 이미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생물학적 본성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열렬한 사랑의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식어갑니다.
달아오른 사랑의 감정을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랑은 숭고하고 아름다운 감정이지만, 과학자의 눈으로 보면 화학적 신경호르몬의 변화일 뿐이지요.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은 번식이며, 자연은 이 목적을 달성시키기 위해 쾌감호르몬을 선물했습니다.
자손을 남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과거에는 사랑에 쉽게 눈이 멀고,
먼저 배우자를 찾는 사람이 유리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사랑에 골인하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으니까요.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과거에 비해 기회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해야 할 일을 뒷전으로 미룬 채
격정적인 사랑에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면, 훗날 후회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감정보다 사랑에 대한 책임일 것입니다.
‘마시멜로 테스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아이들 앞에 맛있는 마시멜로를 놓아두고 15분간 참으면 하나를 더 주겠다고 제안하는 실험이지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먹고 싶은 욕구를 잘 참았던 아이들은 수십 년 후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벌어들이는 수입도 높았습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즉각적인 보상에 연연하지 않고
먼 미래의 보상을 기대하며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를 ‘만족 지연(delay of gratification)’이라고 부르지요.
누구나 먼 미래의 보상보다 눈 앞의 보상을 추구하고픈 욕구가 있습니다.
한 번 시험해 볼까요? 아래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A. 1년 후에 100달러 받기
B. 1년이 지난 바로 다음날 200달러 받기
혹시 B를 선택하지 않으셨나요? 그렇다면 다음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골라보세요.
C. 오늘 100달러 받기
D. 사흘 후 200달러 받기
이번에는 어느 쪽을 선택하셨나요? 혹시 C를 선택하지 않았나요?
우리의 선호는 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간 선호(time preference)는 개인에 따라서도 차이가 납니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어릴수록,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눈 앞의 즐거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먼 미래에는 더 많은 것을 원하면서도 눈 앞의 이익에 집착하는 것이 인간입니다.
경제학자들은 당장의 만족이라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을
'과도한 가치폄하(Hyperbolic discounting)'라고 부릅니다.
보상이 가까워질수록 작은 보상이라도 더 빨리 받는 쪽을 선택하려는 심리현상이지요.
즉각적인 보상에 집착하면 먼 미래에 주어질 큰 보상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청소년들은 미래에 이익을 가져다 줄 당장의 노력보다 현재의 편안함을 더 선호합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틈만 나면 놀 궁리를 하는 것이지요.
사랑의 감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사랑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떠나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안타깝게도 첫사랑이 결실을 맺는 경우는 드뭅니다. 미래에 수많은 대안들이 나타나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이 쉽게 사랑에 빠지는 것 역시 수중의 새 한 마리가 숲 속의 두 마리 새보다 낫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소중한 감정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젖혀두고 사랑의 감정에 휘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성숙해진다는 것은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이제 사랑의 감정을 소중하게 간직하면서도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현명한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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