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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더 오래 남는, 인재 리텐션의 역설
"팀장님... 저 드릴 말씀이..!"
12월의 어느 금요일 오후, 하반기 최고 성과를 낸 김 대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사실 요즘 이직을 고민하고 있어요."
당황스럽다. 핵심인재이자 차기 리더로 생각해 온 김 대리였는데..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아뇨. 다 좋은데, 그냥 여기서 더 성장할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서서요..."
연말입니다. 평가와 보상이 마무리되고, 조직 개편과 내년 계획이 윤곽을 드러내는 시기. 그래서 구성원들의 이직 결심이 다시 살아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HR팀 입장에서는 '또 시작이구나' 싶고, 리더 입장에서는 '어떻게 붙잡아야 하나?'싶습니다. 고민이 깊어지는 연말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주로 사용해 온 리텐션 전략이 점점 힘을 잃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상과 복지를 추가해도 구성원이 느끼는 근본적인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떠날 사람은 결국 다 떠납니다. 다시 말해, '묶어두는 방식'만으로는 리텐션이 오래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많은 조직이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 맥락에서 고용가능성(Employability) 개념이 인재 리텐션 전략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역설이 담겨 있습니다. '떠날까 봐 붙잡을수록 인재는 떠나지만,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줄 때 더 오래 남는다'라는 역설이죠.
인재 리텐션의 해법은 붙잡는 기술이 아니라 시장에서 원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것에 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고용가능성이 무엇인지, 어떻게 인재 리텐션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구성원의 고용가능성 향상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지까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목차(소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내용으로 이동합니다)
1️⃣ 고용가능성이란?
2️⃣ 고용가능성이 인재 리텐션에 미치는 영향
3️⃣ 고용가능성과 인재 리텐션을 연결하는 방법 3가지
1️⃣ 고용가능성이란?
고용가능성의 정의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은 노동시장에서 지속적인 고용을 획득할 수 있는 능력으로, 개인이 시장에서 얼마나 매력적인 인재로 인식되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고용가능성은 단순히 '취업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원하는 일자리를 얻고(gain), 유지하고(maintain), 필요할 때 다른 역할이나 직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transition) 능력을 모두 포괄합니다. 즉, 지금의 직무 수행력뿐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커리어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힘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처럼 다층적인 고용가능성 개념은 크게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됩니다.
고용가능성의 3가지 차원
1. 초기 고용 역량 (Initial Employment Capability)
첫 직장을 얻기 위해 필요한 역량과 준비를 의미합니다. 주로 학생이나 취업 준비생 시기에 요구되는 역량이며, 직무에 대한 이해, 커리어 탐색, 핵심 스킬을 학습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2. 고용 유지 및 직무 전환 역량 (Maintenance & Job Transition)
조직 내에서 새로운 역할이나 요구에 맞춰 적응하고 성장하는 능력입니다. 직무가 바뀌거나 요구사항이 변할 때 필요한 스킬을 다시 배우고, 역할 범위를 넓혀가는 힘을 의미합니다.
3. 재고용 역량 (Re-employment Capability)
조직 안팎에서 커리어 전환이 필요할 때, 전략적으로 다음 기회를 찾고 쟁취하는 능력입니다. 시장의 변화를 읽고 커리어를 설계하며, 새로운 역할로 이동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정리하면, 고용가능성은 '취업 능력'만이 아니라, 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필요시 직무를 전환하며 재취업까지 이어지는 커리어 개발능력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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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employability? 출처:Evermood
고용가능성의 3가지 핵심역량
고용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역량은 많지만, 고용가능성 관련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3가지 핵심역량이 있습니다.
1.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
낯선 상황에서 빠르게 학습하고, 배운 것을 다른 맥락에 적용해 성과를 내는 능력입니다. 고용가능성을 유지하고 개발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역량입니다.
2. 전이 가능 역량(Transferable Skills)
특정 직무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역할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범용 스킬입니다. 문제해결력, 협업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이 대표적이며, 직무를 옮겨도 여전히 성과를 낼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됩니다.
3. 커리어 적응성(Career Adaptability)
자신의 강점과 환경 변화를 읽고 커리어 방향을 스스로 설계·조정하는 능력입니다. 변화에 맞춰 새로운 역할로 이동하거나 재도약할 수 있게 합니다.
조직이 이 세 가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구성원의 고용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그렇다면, 인재 리텐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2️⃣ 고용가능성이 인재 리텐션에 미치는 영향
"역량을 키워주면 오히려 떠나는 거 아니야?" 이번 아티클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 우려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직이 어떻게 지원하느냐에 따라서, 고용가능성을 이직 리스크가 아니라 리텐션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고용가능성 관련 최근 연구들은 경력학습 기회가 구성원의 고용가능성을 높이고, 이것이 조직과 경력에 대한 몰입을 유도해 이직의도를 감소시키는 작용을 하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고용가능성이 인재 리텐션과 연결되는 메커니즘을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고용가능성만 높이면 이직 리스크는 증가한다
연구에 따르면* 구성원의 경력학습은 고용가능성을 높이고, 고용가능성이 높아진 구성원은 스스로를 '외부에서도 고용을 획득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 결과 고용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이직의도도 함께 높아질 수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고용가능성은 구성원의 시장가치를 높이는 만큼,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오히려 이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이 고용가능성을 리텐션 전략으로 다룰 때 반드시 이해해야 할 출발점입니다.
*강인주, 정철영.(2015). 대기업 사무직 근로자의 이직의도와 경력학습, 고용가능성, 조직몰입 및 경력몰입의 관계
2) 경력학습 지원을 함께하면 몰입으로 전환된다
그런데 조직의 지원 방식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조직이 교육훈련, 멘토링, 프로젝트 참여 기회 같은 경력학습 기회를 의도적으로 제공하면, 구성원은 이를 '우리 조직이 나에게 투자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그 결과 조직에 대한 애착(조직몰입)과 자신의 경력에 대한 의지(경력몰입)가 함께 강화됩니다.
이렇게 강화된 조직몰입과 경력몰입은 결과적으로 고용가능성이 높은 인재의 이직의도를 억제하는 효과로 이어집니다. 핵심은 단순히 역량만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고용가능성은 이직 리스크가 아닌 조직 몰입으로 연결됩니다.
3) 경력성장 기회까지 제공해야 리텐션으로 완성된다
그러나 조직이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메시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고용가능성이 조직몰입에 긍정적 효과를 내려면 실제 경력성장 기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고용가능성이 높아져도 승진, 보상, 역할 확장 같은 구체적인 기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조직몰입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준혁, 전정호.(2016). 고용가능성이 경력성장기회를 매개로 조직몰입,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 - 외부유연성을 중심으로
교육훈련으로 역량만 키워주고 끝나면 리텐션 효과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승진·보상·역할 확장 같은 실질적인 성장 기회를 함께 제공해야 비로소 고용가능성이 리텐션 효과로 연결됩니다.
정리하면, 고용가능성과 리텐션의 관계는 조직이 구성원의 성장을 어떻게 지원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고용가능성만 높이면 구성원은 외부 기회를 인식하고 이직 가능성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조직이 경력학습을 의도적으로 지원하고, 승진·보상·역할 확장 같은 경력성장 기회까지 함께 제공할 때, 고용가능성은 이직 리스크가 아니라 리텐션 전략으로 작동합니다.

3️⃣ 고용가능성과 인재 리텐션을 연결하는 방법 3가지
그렇다면 구성원의 고용가능성 개발을 어떻게 지원해야 리텐션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요? 핵심은 고용가능성을 키우는 활동과 조직 내 경력성장 기회를 함께 제공하는 것입니다. '배울 기회만 주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이 조직 안에서 실제 성장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HR팀이 적용해 볼 수 있는 세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1) 업스킬링·리스킬링 프로그램 운영
구성원의 고용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지속적인 학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다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구성원이 새 스킬을 배우고,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성과를 내고, 다시 피드백을 받는 학습–적용–성과 창출 루프가 설계되어야 고용가능성 향상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용가능성의 핵심 역량인 학습 민첩성을 키우려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형 교육보다 배운 내용을 실무에 적용해 보는 과제 기반 학습이나 실제 문제 해결형 학습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업스킬링·리스킬링 프로그램 운영 팁 연 1회 전사 교육보다 분기별 직무별 맞춤 학습 트랙 설계 수동적 강의 수강보다 실제 업무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학습 LMS에 콘텐츠만 올려두기보다 학습 후 적용 과제 + 리더 피드백 세트로 운영
2) 내부 이동·프로젝트 기회 제공
고용가능성 향상은 배움만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새로운 역할을 맡아보고, 다른 팀과 협업하며, 낯선 프로젝트를 수행해 본 경험을 통해서 현실이 됩니다.
이를 위해, 사내 공모, 직무 로테이션, TF·단기 프로젝트 등 내부 이동 기회를 열어두면 구성원은 이직 말고도, 조직 안에서 역할을 바꿔가며 성장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갖게 됩니다. 이는 직무를 넘나들며 활용할 수 있는 전이 가능 역량을 강화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결과적으로 구성원은 '더 성장하기 위해선 이직해야 한다'는 생각 대신, '조직 내부에서도 충분히 커리어를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경험하게 되며, 이것이 고용가능성을 리텐션으로 이어주는 핵심 장치가 됩니다.
✅ 내부 이동·프로젝트 기회 제공 팁 사내 공모 시스템: 분기별로 다른 팀의 프로젝트나 포지션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 제공 단기 로테이션: 3~6개월 단위로 타 직무를 경험하는 프로그램 운영 크로스펑셔널 TF: 부서 간 협업 프로젝트에 자원자 중심으로 참여 기회 부여
3) 성장 중심 커리어 1on1 미팅
구성원의 고용가능성이 리텐션으로 이어지려면 '이 조직 안에서 내 커리어를 계속 확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평가와는 완전히 분리된 성장 중심 커리어 1on1 미팅을 정례화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평가의 목적이 '지금까지 무엇을 달성했는가'를 묻는 것이라면, 커리어 1on1은 '지금부터 어떻게 되어갈 것인가'를 함께 그리는 것입니다. 핵심은 성과나 평가와 무관하게 미래 역할과 성장 방향, 그리고 필요 역량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 개발 계획(IDP) 템플릿을 활용하면 대화 내용을 구체적인 학습과 프로젝트 계획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다만, 리더가 평가자가 아닌 성장 파트너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커리어 대화 스킬에 대한 사전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커리어 1on1 미팅을 통해 조직에 대한 애착과 경력 개발에 대한 의지가 함께 강화되며, 고용가능성이 가진 '외부 이동 가능성'은 점차 조직몰입과 경력몰입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 성장 중심 커리어 대화 실행 팁 평가와 분리된 커리어 대화: 반기별로 평가와 분리된, 성장에 집중하는 1on 1 미팅 시간 확보 개인 개발 계획(IDP) 연동: 커리어 목표와 연결된 학습·프로젝트 계획을 함께 수립 리더 교육: 커리어 대화를 효과적으로 이끄는 질문법과 코칭 스킬 제공
📌Summary
지금까지 고용가능성의 정의와 인재 리텐션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고용가능성과 인재 리텐션을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핵심은 구성원의 고용가능성을 향상시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우리 조직 내에서 향상시켰음을 체감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 인용한 두 건의 연구는 고용가능성이 가진 양면성을 보여줍니다. 고용가능성은 구성원을 소위 '잘 팔리는 인재'로 만들어 이직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이 경력학습 기회와 경력성장 기회를 함께 제공할 때, 조직몰입과 경력몰입을 높여 리텐션으로 연결됩니다. 업스킬링·리스킬링 프로그램, 내부 이동 기회, 성장 중심의 1on1 미팅—이 세 가지 방법을 통해 고용가능성을 이직 리스크가 아닌 인재 리텐션 전략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인재 리텐션의 해법은 우리 회사에 남을 이유를 억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떠날 이유가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다가오는 2026년에 활용할 인재 리텐션 전략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HR 전략에 고용가능성 관점을 더해보는 건 어떨까요?
구성원의 고용가능성 개발을 돕는, 개인 개발 계획서(IDP) 양식을 받아 가세요!
📚 이번 아티클 작성에 참고한 자료들
[1] 강인주.(2020). 고용가능성 개념에 대한 이론적 고찰. 성인계속교육연구
[2] 강인주, 정철영(2015). 대기업 사무직 근로자의 이직의도와 경력학습, 고용가능성, 조직몰입 및 경력몰입의 관계
[3] 이준혁, 전정호.(2016). 고용가능성이 경력성장기회를 매개로 조직몰입,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 - 외부유연성을 중심으로
[4] Cork Institute of Technology. What is Employ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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