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칼럼

채용 | 복사는 내 업무가 아닌데 왜 시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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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 복사는 내 업무가 아닌데 왜 시키는 거죠?

최근 모 기업 최고재무관리자(CFO)가 채용과 관련해 겪은 일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내용은 이렇다. 사무실의 전반적인 운영을 보조해줄 경리 직원을 채용한 뒤 서류 복사 업무를 지시했는데, 업무 지시에 대한 경리 직원의 대응이 예상 밖이었던 것이다.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채용 공고를 프린트해 오더니 ‘복사는 내 일이 아닌데 왜 시키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해당 회사는 서류 복사는 ‘사무실 운영 보조’ 업무에 당연히 포함되는 업무로 여겨 별도로 표기를 하지 않았던 것인데,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채용 시 담당 업무를 가급적 구체적이고 명확히 나열하는 것에 더해 끝에 ‘등’을 붙이기로 했다고 한다.

 

모든 기업은 조직 내부 문화에 잘 적응하고 착실하게 업무를 수행해 조직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고자 한다. 유능한 인재 한 사람 덕분에 조직 성과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가 하면, 잘못 뽑은 한 사람 때문에 성과 창출은 커녕 애써 가꿔온 조직문화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인 것이다.  

 

 

 

 

성공적인 채용은 어떤 채용일까?

 

첫째, 성공적인 채용은 효과적인 채용이다. 즉 조직 시너지와 성과에 기여하는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발한 인력이 배치된 현업에서 잘 적응해 성과를 잘 내는 인재로 평가되었을 때 비로소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채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둘째, 성공적인 채용이란 효율적인 채용이다. 아무리 우수한 인재를 선발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었다면, 선발 인재가 만들어낸 성과보다 투자 비용이 더 큰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즉, 채용 과정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만 한다.  

 

셋째, 성공적인 채용이란 윤리적인 채용이다. 채용이 윤리적이어야 하는 이유는 한 사람의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윤리적인 채용의 조건은 공평, 투명, 공정이다. 즉 윤리적인 채용이란 지원자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공정하게 선발하는 것이다. 

 

즉, 채용이란 조직 성과에 확실히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가급적 적은 시간과 비용, 인력을 들여 올바른 절차를 거쳐 선발하는 막대한 임무인 것이다. 채용이 기업의 미래에 그리고 지원자 개인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면 ‘채용은 인사 분야의 꽃’, ‘인사가 경영의 전부’라는 말이 가히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 그런데 이렇게 막대한 임무가 21세기에 들어 한결 수월해졌다. 신경과학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과학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성공적인 채용을 위한 Step 1: 게임을 통해 무의식에서 발현되는 ‘진짜 성과역량’을 측정하라 

 

 

채용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방식이 아닌 기준이다. 즉, 지원자의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따라서 서류, 인적성검사, 면접 등 다양한 방식 중 무엇을 통해 지원자를 평가할지 고민하는 것에 앞서 어떤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할 것인지가 먼저 확립되어야 한다. 지원자의 평가 기준이 설정되고 난 뒤, 그러한 기준을 가장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준은 소위 말하는 ‘스펙’이다. 그러나 과연 스펙이 인재를 제대로 선별할 수 있는 기준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스펙이 좋은 지원자를 선발했는데, 막상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지원자를 가려내야 할까?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찾는 기준은 경영학의 오랜 연구 대상이었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 그 답을 신경과학에서 찾게 되었다. 신경과학의 눈부신 발전 덕분에 사람이 ‘성과’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게 된 것이다. 신경과학이 알려준 답은 ‘역량’이었다. 신경과학 관점에서 볼 때 진짜 성과를 만들어내는 힘은 전전두피질을 중심으로 성능으로 형성되는 ‘역량’임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신경과학 관점에서의 진정한 역량이란 ‘신경경향성’, 즉 특정한 자극을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일정한 신경학적 패턴이라 할 수 있다.  이

 

러한 신경학적 패턴은 인간의 인지 능력으로는 측정할 수가 없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역량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신경학적 반복 패턴은 무의식 영역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뇌의 바깥에서 확인하기 위해서는 성과 창출의 각 단계에서 무의식적으로 보이는 행동 패턴을 관찰해야 한다. 즉, 성과 창출을 위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주고, 해당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어떤 패턴을 반복하는지를 엿보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게임형 역량 검사이다. 왜 ‘게임형’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이유는 게임의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원자 개개인 고유의 반응 특성과 패턴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지원자의 반응 특성과 패턴을 더욱 구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게임은 지원자의 반응 특성과 행동 패턴이 실시간 데이터로 기록되기 때문에 무의식에서 작동하고 있는 역량 관련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수집할 수 있다.

 

 


 

 

성공적인 채용을 위한 Step 2: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채용 의사결정을 신속화하라 

 

 

통상적으로 채용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채용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채용에 소요되는 인력과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택한다. 그러나 채용 효율성의 핵심은 다름아닌 의사결정 신속화이다. 채용 과정에서의 의사결정은 곧 지원자의 합불 여부를 결정하는 판단이다. 채용의 효율성은 이 판단을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손쉽게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원자의 합불 여부를 판단하는 시간이 단축될수록 이에 따른 인력과 비용도 함께 절감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채용 절차는 간소화하고, 각 채용 단계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지원자 데이터를 최대한 빠르게 많이 확보하는 것이 본질적인 채용 효율성 개선이다.

 

인공지능 기반 온라인 역량 검사는 성과 창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뇌의 성능을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행동 패턴’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파악하여 지원자에 대한 신경과학적 데이터를 빠른 시간에 많이 수집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성과 창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만 핵심적으로 추릴 수 있기 때문에 성과 창출과 연관성이 낮은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등을 생략해도 채용 의사결정의 질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역량 검사는 동시에 수백, 수천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온라인 검사 중 수집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을 통해 순식간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근거로 채용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과거 면접관의 감에 의존해 결정을 내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율적이다. 더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적은 인력으로 채용을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성공적인 채용을 위한 Step 3: 채용 윤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다 

 

 

성공적인 채용을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마지막 요소는 바로 윤리성이다. 채용 과정에서의 윤리성이란 구체적으로 말해, 지원자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공평성’, 채용 비리가 없는 ‘투명성’, 그리고 평가자의 편향과 편견이 반영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공정성’이다. 일각에서는 윤리적 채용이란 당연히 좋은 것이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효과성, 효율성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쓰기 어렵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요컨대, 윤리적 채용이란 채용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나서야 고려해 볼 법한 선택 사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채용 윤리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채용이 지원자의 인생에 거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는 도의적 책임 이외에 실용적인 이유도 존재한다. 윤리적 채용 자체가 일종의 기업 채용 브랜딩으로 기능하여 더 많은 인재를 불러모을 수 있다. 특히 공정과 평등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MZ세대의 눈길을 끌 수 있는 효과적인 채용 브랜딩 전략이 될 수 있다. 채용 윤리는 효과성과 효율성 달성 이후에 선택적으로 고려할 요소 내지는 도의적 책임이 아닌, 그 자체로 실용적인 기능을 갖고 있는 전략이다. 

 

 

채용 과정에서 합리적인 과학기술을 도입할수록 공평성과 투명성 그리고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사람이 직접 대면하여 면접을 봐야 하던 시절에는 제한된 인원에게만 면접 기회를 줄 수 있었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면접을 진행할 경우 면접을 희망하는 모든 인원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공평해진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이 분석한 역량 데이터에 근거해 채용을 진행할 경우 사람이 개입할 여지가 없어 채용 비리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투명한 채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나아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인간 평가자의 편견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평가 과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공평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 면접이 가능해진 것이다. 공평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은 더 뛰어난 인재를 모아 효과적, 효율적 채용의 바탕을 만들게 된다. 

 

 

채용은 조직 경영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유능한 인재를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그리고 윤리적으로 선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이 상당 부분 결정된다. 과거에는 사람의 편향적 직관, 경험적 근거에 기반하여 인재를 선발했으나, 이제는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아 더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그리고 윤리적으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 

 

신경과학의 발전은 오래도록 베일에 쌓여 있던 진짜 성과를 내기 위한 뇌의 성능, 즉 역량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려주었으며,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인간이 직접 하면 몇날 며칠이 소요될 일을 몇 시간 만에 끝낼 수 있게 만들었다. 실제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이력서 1만 건을 검토하는 데 단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다.  

 

신경과학이 밝혀낸 역량을 온라인 기반 인공지능 테스트를 통해 검토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 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공평하고 객관적이기까지 하다. 물론 인공지능이 채용의 절대적 만능열쇠라는 것은 아니다. 인사는 본질적으로 사람을 위해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인공지능은 채용 담당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도구일 뿐이다. 성공적 채용은 신경과학과 인공지능, 데이터 사이언스 등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은 사람의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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