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칼럼

문화 | 포용하는 문화를 만드는 열쇠

경영 칼럼

문화 | 포용하는 문화를 만드는 열쇠

전세계 커피 산업을 이끄는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는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십의 비결에 대해 언젠가 이런 말을 남겼다. 

 

 

리더에게 있어 가장 어려운 일은 취약성(Vulnerability)을 드러내는 것이다. 리더가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낼 때 팀원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고,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자신 취약한 점을 감추거나 숨기지 말고 한껏 드러내라는 조언을 흔히 듣게 된다. 하워드 슐츠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기업가들, 나아가 리더십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비즈니스 코치들이 강조하는 점 중 하나가 리더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조언은 리더십 계발과 관련한 다른 조언에 비해 유난히 실천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많이 듣게 되는 조언이기도 하다. 국내 기업의 일부 임원급 인사들은 자신의 취약성을 먼저 드러내다 보면 자칫 향후 커리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자타 공인 약점이 된다고 말한다. 반면, 이케아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에서는 리더가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면, 이로 인해 팀원들은 리더가 놓치기 쉬운 부분들에 더 집중하여 결과적으로 팀 성과가 향상된다고 말한다.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 되기도 하고, 팀 성과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신뢰, 조직 성과의 토양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행위가 어떤 조직에서는 개인의 커리어를 망치는 요인이 되고, 어떤 조직에서는 팀 성과를 향상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이러한 차이는 조직 안에 신뢰가 존재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즉 신뢰 기반의 조직문화가 구축되어 있을 때, 취약성 공개는 팀 성과의 씨앗으로 변모한다.  

 

 

신뢰가 어떻게 취약성을 성과의 씨앗으로 만드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뢰의 개념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직 안에 신뢰가 있다는 것은 무작정 팀원들이 나의 편이라는 믿는 것과는 다르다. 신뢰가 있으면 팀원들이 무조건 나를 압박하지 않고 지지할 것이라는 생각 역시 잘못된 믿음이다. 조직 안에 신뢰의 문화가 있다는 의미는 조직의 성과, 생존 그리고 성공이 곧 나의 성과, 생존 그리고 성공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뇌 과학의 관점에서 신뢰란 ‘생존에 대한 유불리를 판단한 결과’이다. 사람의 뇌는 주어지는 자극이 생존에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예측하고 판단하기 위해 진화한 기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뇌는 누군가의 말, 행동, 제안, 조언이 향후 생존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를 그 무엇보다 먼저 판단한다. 그것도 순식간에. 결국 신뢰란 누군가의 말과 행동이 자신의 생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따라서 조직과 그 구성원을 신뢰하는 것, 요컨대 조직 내 신뢰 문화는 조직 안에서 보고 듣고 겪는 모든 것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을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군가 자신의 취약성을 공개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 취약성을 적절히 보완하여 조직을 생존케 하고 성과를 향상시키려고 한다. 조직의 생존과 성과가 자신의 생존과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신뢰하면 할수록, 다시 말해 신뢰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조직의 성과 역시 커진다. 반면, 신뢰문화가 자리잡지 않은 조직에서 누군가 취약성을 공개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 취약성을 조직의 생존과는 무관한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이용하고 활용하게 된다. 즉, 타인의 약점을 악용하게 되는 것이다. 조직을 불신하면 불신할수록 동료의 취약성은 동료를 공격할 좋은 먹잇감에 지나지 않게 된다.

 

많은 비즈니스 코치들이 취약성을 공개하면 진정성을 느끼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조직 간 결속이 강화되어 신뢰가 형성된다고 말한다. 이것은 사실 50%만 맞다고 볼 수 있다. 취약성을 공개하면 신뢰가 형성되지만, 취약성을 공개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자리잡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취약성과 신뢰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며, 조직과 조직 구성원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취약성을 공격이 아닌 보완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결국 조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조직 안에 신뢰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신뢰 문화를 설계해야 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경영해야 한다. 신뢰는 조직문화의 토양이다. 신뢰라는 토양 위에 취약성이라는 씨앗이 뿌려졌을 때 자라나는 성과 나무는 그 무엇보다 클 것이다. 그렇다면 신뢰의 조직문화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신뢰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3요소 

 

조직문화란 조직 구성원의 공통적 사고방식과 이에 따른 행동양식이 반복되면서 형성된 질서이다. 신뢰라는 토양이 잘 다져지려면, 조직 구성원은 3가지 공통된 사고방식 및 행동양식을 경험하고, 실천해야 한다.  

 

첫째, 공평한 기회이다. 조직 내에서 기회가 공평하게 제공될 때, 구성원은 소속 조직을 신뢰하여 조직의 생존, 성과, 성공이 자신의 생존, 성과, 성공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게 된다.  

 

둘째, 투명한 과정이다. 조직의 의사결정이 몇몇 소수에 의해 진행되지 않고 조직을 이루는 전 구성원이 참여하고 소통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볼 수 있을 때, 구성원은 조직을 신뢰하게 된다. 투명한 의사결정을 통해 조직과 자신의 연결고리를 의심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공정한 보상이다. 성과에 대한 보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게 되면, 조직과 자신의 연결고리는 즉시 약화된다. 보상을 공정하게 받을 때, 구성원은 조직의 성과가 곧 자신의 성과임을 재확인하게 된다.

 

신뢰가 뿌리내려진 조직문화는 비옥한 1등급 옥토와도 같다. 척박한 토양에서는 아무리 좋은 씨앗을 뿌리고 유능한 농부가 각종 기술을 동원해도 번듯한 작물을 가꿔내기 어렵다. 그러나 토양이 비옥하다면 다른 것이 조금 부족해도 충분히 훌륭한 작물을 가꿔낼 수 있다. 물론 비옥한 토양 위에 유능한 농부가 질 좋은 씨앗을 뿌린다면 그 성과는 실로 거대할 것이다. 신뢰는 조직문화의 질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온전한 신뢰 속에 있을 때 구성원은 동료의 단점마저 끌어안으며, 최고의 성과를 내게 될 것이다. 

 

 


모든 콘텐츠는 제공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거 무단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이전화 아이콘 이전화 다음화 다음화 아이콘

평점은 수정이 불가능합니다.
입력하시겠습니까?

글이 도움이 되셨나요?

회원가입

준비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