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칼럼
리더십 | 성공하려면 성공을 지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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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 성공하려면 성공을 지원하라
수많은 직장인을 울리고 웃겼던 드라마가 있다.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묘사된 드라마 속 회사에 공감하기도 하고, 세상에 저런 회사는 없다며 해리포터보다 더 판타지스럽다는 평도 들었던 이 드라마는 바로 <미생>이다. <미생>을 이른바 ‘오피스 판타지’로 만든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많은 회사원들이 첫 손가락에 꼽을 판타지 요인은 다름 아닌 ‘상사’, 정확히는 영업3팀의 리더 ‘오 차장’의 존재 아니었을까. 오 차장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장그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오로지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는 지만을 심사숙고한다. 다른 팀의 따가운 눈초리를 무릅쓰고 장그래의 제안대로 ‘요르단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넘어 한 술 더 뜬다. 사업 제안 발표 전날 밤, 늘 해오던 프레젠테이션 스타일의 허점을 지적하는 말에 다시 한번 귀를 기울이고, 발표 자료를 전면 수정한 것이다. 압권은 발표가 성공리에 끝난 뒤 사업 제안자를 묻는 임원의 질문에 장그래의 노고를 가로채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대기업 ‘원인터’를 떠나 창업한 중소기업 ‘온길’ 이야기를 다루는 시즌2에서도 오 차장은 장그래를 계약직 만료로 헐값에 데려올 수 있는 직원이 아닌 ‘키울 인재’로서 영입한다. 이런 리더 밑에서 무럭무럭 성장한 장그래는 훗날 ‘온길’의 구원투수로 거듭난다.
tvn 드라마 '미생'
오 차장은 리더십의 뇌 과학적 비밀을 이미 알고 있었다
조직의 성과와 팔로워의 성장을 도모하는 리더 오 차장. 많은 회사원들이 그의 모습을 보며 ‘말도 안 된다’고 한다. 팀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는 구성원들은 저렇게까지 직원을 챙겨주는 상사는 현실에 없다고 말하고, 팀을 이끄는 리더들은 조직 성과 창출을 위해 큰 그림을 보고 구성원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팀원 개개인의 성장을 챙기는 것은 녹록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 차장의 리더십은 판타지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사실 오 차장은 뇌 과학에 근거한 리더십 발휘 관점에서는 대단히 모범적인 사례이다(오 차장이 가끔 소리를 지르거나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 모습은 잠시간 차치하자). 뇌 과학의 관점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목적과 과정’을 살펴보면, 리더십 발휘는 결국 구성원의 성공경험을 통한 성장이 조직의 성과 창출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고 돕는 과정이다. 왜냐하면 조직의 성과와 성장 그리고 생존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리더 한 사람의 성과를 넘어 모든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것이 필수적인데, 뇌 과학적으로 사람은 성공경험을 누적함으로써 성장하고 결과적으로 더 큰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리더로서 조직의 성과를 책임지면서 성공하고 싶다면 구성원의 성공을 지원해야 한다.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은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리더십을 보다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어떻게 성과를 내는지, 즉 성과가 만들어지는 4단계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의 뇌는 외부로부터 어떤 자극이 주어지면 이 자극을 기회로 인식하고, 기회의 신뢰 여부를 판단한다. 주어진 기회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판단하는 것이다(가치판단). 주어진 기회를 긍정적으로 판단한 이후, 해당 기회를 통해 미래에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치와 이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시간, 에너지, 노력 등 지불해야 하는 가치를 비교한다. 그리고 기대가치가 지불가치보다 크면 클수록 에너지를 더 크게 발현한다. 소위 말하는 ‘열정’이 바로 이렇게 에너지가 발현된 상태이다(열정발현). 열정이 발현된 이후, 미래에 기대하는 가치를 획득하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최적의 전략을 모색하고 궁리한다(전략모색). 이렇게 모색한 최적의 전략을 실행하며 성과를 만들 수 있는 행동을 지속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애초의 전략이 효과를 내지 못할 때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미래의 기대가치를 실제로 얻어낸다(추적실행). 이것이 바로 ‘가치판단 – 열정발현 – 전략모색 – 추적실행’으로 진행되는 성과 메커니즘이다.
이러한 뇌의 성과 메커니즘을 거쳐 크든 작든 ‘성공’을 경험할 때 우리는 성취감과 효능감이라는 감정적 보상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 감정적 보상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우리로 하여금 같은 감정적 보상을 느끼는 행동을 다시 하도록 만든다. 우리 안에서 성공을 다시 경험하고자 하는 욕망이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성공의 욕망을 좇고 그 결과로 성취감과 효능감을 경험하는 것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성공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성공에 필요한 일련의 역량을 강화하는 성장을 이루고 성과를 창출한다. 쉽게 말해, 성공경험은 우리가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행동을 계속하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촉매’ 역할을 한다. 구성원이 성공경험 누적의 결과로 더 큰 성과를 창출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리더로서 구성원이 성과를 창출할 수도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는 명확하다. 바로 구성원이 성공경험을 끊임없이 누적할 수 있도록 보조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은 구성원이 성공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그러한 경험을 누적할 수 있도록 일련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리더십 발휘, 4가지 행동으로 시작하자
리더로서 구성원의 성공경험을 지원하는 방법은 순차적으로 네 가지이다. 이 네 가지 행동은 앞에서 설명한 성과 메커니즘의 네 단계와 맞물려 있다.
첫번째, 신뢰를 구축하여 긍정성을 만들자(신뢰구축). 리더는 조직 안에서 부여되는 업무가 구성원 당사자에게 긍정적인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신뢰를 통해 구성원은 미래에 대한 막막함, 불안감, 두려움 등 부정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안정감, 유대감, 기대감을 키운다. 궁극적으로 조직을 신뢰하는 구성원은 조직 안에 존재하는 자기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 그리고 자신이 지속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기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두번째, 동기를 부여하는 대신 촉발시키자(동기촉발). 많은 사람들이 동기를 부여한다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어떤 일을 수행하고 싶은 마음, 즉 동기를 다른 사람이 심어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가장 강력한 동기는 스스로 만들어진 동기이다. 따라서, 구성원 스스로가 동기를 만들어 내도록 촉발해야 한다. 구성원은 주어진 기회에 대한 가치를 따져보고 해당 가치를 얻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가치와 저울질한다. 이때 구성원들에게 일의 의미와 목적을 명확히 공유하고 이를 통한 성장의 기회와 필요한 자원을 확실히 제공한다면, 구성원은 투입하는 노력 대비 얻을 것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내재적인 동기가 촉발되는 것이다.
세번째, 전략을 지시하지 말고 코칭하자(전략코칭). 구성원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을 모색하고 실행한다. 이 과정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전략코칭이다. 모든 전략의 시작은 고객의 욕망을 이해하고 분석하여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것과 연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리더의 전략코칭은 구성원이 스스로 고객의 욕망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그것과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연결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행동이 목적중심적이고 성과중심적인지 돌아볼 수 있도록 질문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구성원에게 필요한 기술을 적시에 조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더의 경험과 지혜를 그대로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의 경험과 지혜가 구성원이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성원이 성과중심적 행동을 지속하도록 리더 스스로 솔선수범하자(솔선수범). 구성원이 성과 창출 행동에 집중하여 꾸준하게 실천할 수 있도록 업무 수행의 모든 과정에 걸쳐 작고 사소한 성공에 대해서 칭찬과 격려 등 긍정적 피드백을 제공해야 하며, 나아가 리더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리더의 말과 행동은 조직 안의 질서를 형성하며, 구성원은 필연적으로 조직 내 질서에 편입되고자 한다. 따라서 리더의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 조직 내 확고한 질서가 형성되고, 구성원은 그 질서에 편입되기 위해 적합한 행동을 하게 된다. 리더의 솔선수범이 성과를 창출하는 데 집중된 행동이라면, 구성원 역시 자연스레 리더를 따라 성과중심적 행동을 지속하게 된다.
구성원의 성공경험을 지원하는 리더의 네 가지 행동
바야흐로 리더십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커진 시대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환경 속에서 조직이 끊임없이 성과를 창출하고 성장하여 생존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지속적 성과 창출이 절실하다.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은 리더 자신의 성공을 꾀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성과 창출에 성공하여 조직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리더는 신뢰를 구축하고 동기를 촉발한 뒤 전략을 코칭하고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조직 구성원이 반복적으로 크고 작은 성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성원이 성장하고 성공을 경험할 때 비로소 리더와 조직 역시 성장하고 성공을 경험하게 된다. 오 차장이 장그래의 성공경험을 지원한 리더십은 판타지가 아니라 롤모델이다. 리더로서 성장하고 성공하려면, 구성원의 성장과 성공을 지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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